기자노트-건설업계 잔인한 4월

입력 2004-02-27 14:02:35

건설업계가 IMF이래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건축 및 건설 원자재중 시공 초기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자재인 철근 부족난 때문이다.

공사동절기가 완전 해제되는 3월을 앞두고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에서 건설업체들이 철근을 못구해 아우성이다.

경북의 시.군에서는 수해복구 공사를 수주한 건설업체들이 철근 가격폭등에다 물량마저 달려 공사를 제 때 할 수 없는 지경에 처해있고, 대구의 주택업체들은 아파트시공을 공정대로 추진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정부가 제강업체와 대리점 등을 대상으로 매점매석행위 단속에 들어가긴 했지만 인위적인 대책이 '수요가 폭증하면 공급이 달리고 가격도 오른다'는 시장논리를 꺾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업계는 중국의 건설 특수에 따른 철강제품의 품귀현상이 베이징올림픽(2008년) 준비를 마치는 오는 2007년까지 지속돼 철근과 목재 등 건축.건설 자재가 물량면에서 절대적으로 달려 값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4월 총선을 앞둔데다 침체일로의 경기부양을 위해 계획된 관급공사를 상반기중 집중 발주한다는 게 정부는 물론 자치단체의 방침이다.

이같은 영향으로 올해 대구에서는 건설물량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주택업계에선 작년에 집중 분양한 아파트 공사가 본격화되는 3월부터 업체간 철근 확보경쟁이 더 치열해져 품귀현상은 피크에 이르러 '바잉파워(매입능력)'가 떨어지는 중소업체들에겐 '잔인한 4월'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철근은 바닥공정에서 전체 물량의 50%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분양된 대구시내 50여개 아파트 단지가 일제히 바닥공사에 들어갈 경우 전례없는 철근부족난에 처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처럼 건설시장은 물론 건설인력 고용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철근파동이 눈앞에 놓여있는 상황을 정부와 대구시는 제대로 인식, 신속하게 대처방안을 찾아내야 할 것이다.

jsgold@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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