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배운다-난계예술촌 국악체험

입력 2004-02-27 09:22:08

드라마 '대장금'의 인기로 서양음악에 빠져있던 젊은이들 사이에서 최근 우리 전통가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긴 은은한 국악 선율은 우리 예술의 뿌리를 찾게 해준다.

하지만 주위에서 가야금이나 거문고 등 국악기를 접해보는 것은 쉽지 않다.

경상도와 인접한 충북 영동군의 난계예술촌을 찾아 난계 박연의 일생과 음악혼을 느껴보고, 전통 국악의 향취에 빠져보자.

◇난계 박연

박연(1378~1458)은 조선시대 세종 때의 인물로 충북 영동군 심천면이 고향이다.

고구려의 왕산악, 가야의 우륵과 함께 우리 나라 3대 악성으로 불리는 난계는 음악에 남다른 조예를 갖춘 세종의 후원을 받아 편경과 편종, 개량악기 등을 제작하고 향악(우리 음악을 당악과 구분해서 쓰는 용어), 당악(신라시대 이후의 당나라 속악), 속악(일반 민중이 즐기던 민속악), 정악(궁중에서 연주되던 제례악과 지식인 등에서 향유하던 국악) 등을 정리했다.

말년엔 아들 계우가 계유정난에 연루돼 처형됐으나 그는 삼조에 걸친 원로라 하여 파직에 그친후 고향에 내려와 피리로 아들의 죽음을 달래다 81세때 생을 마감했다.

◇난계 유적지

현재 고향엔 난계의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고, 영동군에서 난계예술제를 대표적인 사업으로 삼고 있는 만큼 유적지가 잘 정비되어 있다.

▲난계국악박물관-난계가 만들었던 편경, 편종 모형과 음의 높이를 규정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12율관이 전시돼 있다.

지난 2000년 면적 230평의 규모로 지어진 국악박물관의 1층엔 100여종의 국악기들을 진시하고 있다.

국악 연대표나 제례악 연주 모형, 국악 의상 등이 전시돼 있어 국악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영상실에서는 난계의 일생과 업적을 다룬 영상물이 방영된다.

계단을 오르면 가야금, 해금, 단소, 장고 등의 90여개의 국악기가 있고 직접 연주해볼 수 있는 체험관이 나타난다.

난계국악단원들의 연주 모습도 볼 거리를 제공한다.

또 타임비전이라는 여러 개의 화면을 통해 전통가락에 취할 수도 있다.

매주 월요일과 명절엔 휴관이다.

▲난계국악기제작촌-박물관 바로 옆에는 국악기를 제작, 전시하는 곳이 있다.

현악기인 가야금, 해금, 양금 등과 함께 관악기인 대금, 소금, 단소 등의 30여종의 국악기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지난 겨울방학 땐 직접 악기를 제작하고픈 학생들의 제작 체험이 많았으며 국악기 제작 과정을 구경하는 것도 흥미로움을 더해준다.

▲난계 유적-박물관 오른쪽엔 난계의 영정이 모셔진 난계사가 있다.

이곳에서 차로 5분여 거리를 달리면 난계의 고향인 고당리에 도착한다.

아름답게 흐르는 금강을 끼고 도는 이곳은 음악가로서의 정서와 자질에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현재 고당2구엔 난계 생가와 묘소가 있다.

난계 생가는 마을 끝 야산 언덕배기에 터를 잡고 있는데 기와집과 초가 한 채가 단아한 느낌을 준다.

찾아가는 길은 경부고속도로 황간 인터체인지에서 내려 보은방향으로 가다 약목 삼거리로 좌회전해서 20여분 가면 된다.

자세한 안내는 충북 영동군 홈페이지나 nangye-museum.or.kr을 이용하면 된다.

김경호(체험교육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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