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민 동참하는 기념탑돼야"

입력 2004-02-20 13:52:08

"항일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던 대구.경북 지역에 광복 60년이 다 돼가도록 애국선열들의 구국.희생정신을 기리는 변변한 기념탑 하나 없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정관(鄭灌.66) 대구.경북 항일독립운동 기념탑 건립위원장은 "일제 치하 독립운동의 거점이었던 대구에 뚜렷이 내세울 만한 독립운동 기념탑 하나 없는 것은 우리 지역의 수치"라며 "지역민들 모두가 대구시 동구 효목동에 세워질 독립운동 기념탑 건립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이 대구.경북 항일 독립운동기념탑 건립 전면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1년 6월. 99년 기념탑 건립을 위한 모임의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주변의 권유로 위원장을 맡으면서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는 사업 추진이 거의 이뤄지지 못했단다.

"기념탑 건립부지와 규모를 놓고 의견을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어요. 겨우 부지에 대한 이견을 해소한 뒤 사업비 마련에 나서니까 이번엔 주변 여건이 제대로 따라주지 않았어요. 2002년엔 월드컵에 온 국민의 관심이 쏠려있었고, 2003년에는 지하철 참사와 대구U대회 때문에 누구도 거들떠보지도 않았어요".

올해 대구시가 7억5천만원의 부지 매입비를 예산에 반영해 사업 추진에 큰 힘을 얻게 됐다는 정 위원장은 아직 기념탑 설계가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총 50억원 이상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구시의 추가 예산 배정과 경북도, 보훈청 등의 지원금을 제외하고 자체적으로 10억원 정도의 모금이 필요하다는 정 위원장은 "몇몇 사람들의 힘으로 세워지는 기념탑은 의미가 없다"며 "같은 뿌리를 갖고 있는 대구.경북민 전체가 참여한 탑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 위원장은 단순히 모금운동만 전개하지는 않겠다고 말한다.

"작은 돈이지만 힘을 보태는 사람 모두를 회원으로 가입시킴으로써 지역 순국선열들의 뜻을 확실히 가슴에 되새기도록 할 것입니다.

광복 60주년인 내년 8월15일에는 지역민 전체의 정성으로 건립된 독립운동 기념탑이 빛을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송회선기자 s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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