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기관 대구공항 활성화 '엇박자'

입력 2004-02-19 11:25:15

"특단의 대책을 내놔도 어려운 상황에 서로 책임만 미루고 있으니…".

대구공항이 대구-김포간 노선마저 폐지될지도 모르는 위기에까지 몰리고 있지만 대구시나 항공업계 등 관계 기관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11월 대구시와 여행업계, 항공사, 공항공단 등 9개 기관이 고속철 개통에 대비해 대구공항활성화추진협의회를 구성했지만 국제선 확충이나 국내 노선의 유지 방안등 장기 대책은 물론 이용객 유치를 위한 시외 리무진 버스 운행, 환승체계 마련 등 단기 처방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특히 대구공항과 항공사들은 공항 활성화를 위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내놓은채 팽팽히 맞서고 있어 '대구 공항'의 위기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항공업체는 대구공항에 대해 '공항 주차장 무료 이용'을, 대구공항측은 항공사들에게 '주말 항공료 할증제 폐지'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

항공업계 관계자는 "절반도 차지 않는 대형주차장을 늘 비워 놓기보다는 무료로 개방해 항공 승객 유치에 활용하자고 대구공항측에 요구했지만 상용고객에 대한 50% 할인을 받아내는 수준에 그쳤다"며 "당장 주차료 수입을 받으려하기보다는 대구공항의 존폐가 걸린 문제인만큼 약간의 손해를 감수하는게 좋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반면 대구공항측은 "고속철과의 가격경쟁력 상실이 가장 큰 수요감소 요인 중 하나인 만큼 항공업체들의 항공료 인하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주말 항공 할증료만 폐지하더라도 수요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맞섰다.

공항을 연계하는 교통 수단 마련안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동대구역이 고속철 개통에 맞춰 경주.구미와 동대구역을 연결하는 리무진 버스, 동대구~포항간 시외 직행버스를 도입키로 한 반면, 대구공항은 구미행 리무진이 지난해 연말 문을 닫으면서 경북을 연결하는 연계 수단이 사라졌다.

또 지하철 아양교역도 공항에서 10여분 거리에 떨어져 있고, 공항내로 진입하는 시내버스조차 없어 대구시내 이용객들의 접근성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구공항 수익의 대부분이 국내선 항공 수요에 의지하고 있는 만큼 이대로 가다가는 대구공항의 존립이 어려워 질 것"이라며 "중앙고속도로 개통으로 어려움을 거듭하다 지난해 말 노선을 폐지, 개점 휴업상태에 들어간 예천공항처럼 되는 것 아니냐"고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한윤조기자 cgdre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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