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장대 하나면 겨울 손맛 OK

입력 2004-02-19 09:04:55

민장대 하나에 곤쟁이 한통 들고 동해바다로 나가 보자. 방파제나 갯가 밑으로 학꽁치가 바글바글 떼지어 다닌다.

입질 수심만 맞춰 채비를 던져주고 찌가 까딱거릴때 '톡' 하고 가볍게 채 올리면 초보자도 OK.

해마다 이맘때면 동해안 방파제나 갯가에는 겨울의 진객 학꽁치를 낚으려는 동네 낚시꾼들의 손놀림이 분주하다.

간단한 채비, 어렵잖게 채우는 그물망, 감칠맛 나는 회맛은 학꽁치 낚시의 매력.

영남지방에서 얼음낚시도 마땅찮고, 또 돔 낚시에 맛을 들인 전문 꾼들에게 학꽁치는 성에 차지는 않지만 무료한 겨울에 손맛을 이어갈 수 있는 어종이다.

씨알 굵은 감성돔처럼 화끈한 손맛은 느낄 수 없지만 앙탈거리는 손울림과 학꽁치 고유의 담백하고 고소한 입맛이 대신한다.

동해안 남부권의 경우 11월부터 3월까지가 학꽁치 철. 포항에서부터 부산까지 조류가 완만히 흐르는 길목에서는 어디에서나 손맛을 볼 수 있다.

손놀림이 빠른 꾼이면 두어 시간만에 수십마리도 건진다.

낚시방법도 간단하다.

처음에는 타이밍을 잡기 어렵더라도 정직한 입질패턴으로 서너번만 반복하면 익숙해진다.

봄기운이 잦아드는 때에 상큼한 바다내음을 뿌리며 쏠쏠한 손맛과 왕성한 입질을 약속하는 동해안으로 가족낚시를 떠나보자.

◇학꽁치 채비

전용바늘과 영주찌를 단 전용채비가 있지만 국내에는 제대로 된 학꽁치 바늘과 채비가 잘 없다.

민물낚시 장비로도 가능하다.

장대채비는 3칸 정도의 민장대에 줄은 원줄 2호, 목줄 1.5~2m 정도로 짧게 매고 낚싯대보다 길지 않게 준비한다.

찌는 무게가 있고 부력은 가벼운 소형찌 채비를 하면 된다.

바늘은 감성돔보다 적을수록 유리하고 단 바늘허리는 긴 것이 좋다.

릴채비는 1호 이내의 릴대에 원줄 2호와 한발이내의 목줄, 찌는 이단찌(던질찌와 목줄찌)와 소형막대찌(민물찌 정도)가 있다.

장대채비는 노리는 거리는 일정하지만 속전속결 다수확에 유리하고 릴채비는 노리는 거리는 다양하지만 다수확에는 불리하다.

밑밥은 흩어지지 않게 뿌리되 너무 많이 치면 잘 먹지 않아 입질이 없을 때만 한두주걱 주고 이후에는 조금씩 뿌려주면 확실하다.

챔질은 살짝 똑 치거나 살짝 끌어주면 헛 챔질을 줄일 수 있다.

◇학꽁치는 어떤 고기?

주둥이 아래턱이 위턱보다 길어 학의 부리를 연상시킨다고 해서 학꽁치라는 이름이 붙었다.

강원도에서는 굉메리, 원산지방에서는 공미리, 전남에서는 꽁치 등으로 불린다.

학공치는 아래턱에 핑크빛을 띠고 우리 나라 전역에 서식하며 산란후 2년 정도 지나면 성어가 된다.

학꽁치는 비교적 한류를 좋아해서 한겨울에도 좀처럼 갯바위 주변을 떠나지 않는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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