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에서는 김씨가 아니면 명함을 내밀기 힘들다.
17대 총선을 앞둔 선거판에서는 더욱 그렇
'김씨 목장의 결투'가 펼쳐지는 형국이다.
출마 의사를 가진 예비후보 8명 가운데 무려 7명이 김씨다.
열린우리당 공천을 기대하고 있는 윤정균 전 민주당 지구당위원장이 있지만 현지 분위기는 김씨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본은 서로 다르지만 김씨 점유율은 전국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다.
의성의 김씨 가운데 최다 성씨는 의성김씨와 김해김씨다.
둘 다 3천호를 넘는 수준이다.
얼마전까지 3천500호를 넘었으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그래도 집단으로 움직인다면 선거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규모다.
그 다음이 경주김씨로 1천호에 약간 못 미치는 규모다.
김녕김씨는 350호 수준이다.
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의성 현지 이야기를 종합해볼 때 정치적인 면에서 의성김씨와 김해김씨간의 사이가 그리 원만하지 않다는 것이다.
두 집안이 하나로 움직인다면 '천하무적'이지만 역대 총선을 치르면서 누적된 불화와 불신이 깊은 탓에 그렇지 못하다고 한다.
현재 김해김씨에서는 한나라당 공천 신청을 한 김동호 변호사와 열린우리당 공천을 희망하는 김상봉 광업협회장 두 사람이 나섰다.
의성김씨 문중에서는 15대 때 의원직을 중도하차한 김화남 전 의원이 한나라당 공천을 통해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고 농민운동가인 김현권씨는 열린우리당 공천을 바라고 있다.
시인인 김용락 민족문학작가회의 대구지회장은 경주김씨로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이다.
14대에 배지를 달았던 김동권 전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같은 김녕김씨다.
김녕김씨는 의성보다는 청송에 더 많다고 한다.
출마 예상자 가운데 최연소인 김재원 변호사는 양근김씨라는 희성이다.
일족이 100명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하지만 과거처럼 종친회 간부들이 움직인다고 씨족집단 전체가 그대로 따라갈 가능성은 매우 낮다.
물론 의성이 대표적인 농촌 지역이라는 점에서 혈연의 영향력을 무시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선거 자체가 집안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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