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아니면 말고'식 폭로라면…

입력 2004-02-07 11:03:27

이런 '아니면 말고식의 폭로', 국회의원의 이성을 의심케 한다.

면책특권 뒤에서 숨은 '비겁한 폭로'라는 비난도 받는다.

홍준표 한나라당 의원이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축하금 등으로 제시한 양도성 예금증서(CD)가 위조된 것임이 밝혀졌다.

비자금 은닉처로 홍 의원이 지목한 증권사가 부인했고 CD를 발행한 하나은행도 홍 의원이 제시한 CD는 위조된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의 폭로가 '선거철만 되면 쏘아대는 무분별한 행위'가 아니기를 바라지만 위조CD인것은 지금까지 상황으로 봐서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의 해명도 설득력 부족이다.

"위조됐다는 것 내가 알 수 없다"는 식이어서 무책임한 공인의 태도라는 지적도 받게 돼 있다.

확인되지 않은 내용도 추가로 폭로한 것도 이해하지 못할 대목이다.

"모 증권사 계좌에는 1천300억원 이외에도 CD형태로 1천200억원, 금융채 형태로 3천300억원 등 모두 5천800억원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 추가폭로가 사실일 수 있으나 이번 홍 의원의 언급 등으로 봐선 '면피성 폭로'로 밖에 볼 수 없다.

홍 의원 주장이 잘못됐으면 사과가 마땅하다.

야당의원으로 이런 의혹도 제기못하느냐고 했지만 문제는 진실성 여부다.

자기가 소속된 정당의 행동반경 확장차원의 폭로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라는 지적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정확한 정보에 근거하지 않은 소문 수준의 폭로라면 어떤 형식으로든 책임도 피할 일이 아니다.

홍 의원도 허위폭로로 판명될 경우 책임질 일은 책임지겠다고 했다.

우리는 정치인들이 곧잘 동원하는 상대정당, 정치인의 흠집내기식 정제되지 않은 폭로에 식상해있다.

무책임한 정쟁(政爭)행태는 지양할 일이다.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수준미달'인식도 지금까지 보아온 '진실성 결여 공작정치'도 한 원인이 아닌가 싶다.

홍 의원의 정치행위가 설득력을 화보하려면 근거제시가 명확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위에 안주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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