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배운다-불교박물관

입력 2004-02-06 09:08:55

문화재는 그 시대의 사회상과 역사 등 주변 상황들과 긴밀한 관계속에 만들어지고 흘러간다.

문화재는 그 시대를 살 수 없는 우리들에게 '타임머신'과 같은 것이다.

우리는 문화재를 통해 그 시대의 문화를 이해하고 배우게 된다.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불교는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우리의 문화와 생활속에서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지역 곳곳에 세워진 불교 박물관을 둘러본다면 불교문화를 이해하고, 그 시대의 문화까지도 얻을 수 있는 좋은 체험학습이 된다.

◇불교 문화재

우리나라에서 불교문화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무척 높다.

국가지정 유형문화재 2천617점 가운데 불교문화재는 1천101점으로 42%를 차지하며 시.도 지정 문화재의 경우 전체 7천764점 가운데 유형문화재 917점을 비롯해 1천488점(33%)이 불교문화재다.

하지만 문화재들이 흩어져 있는데다 관리의 어려움과 도난 등으로 한눈에 불교문화를 감상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불교전문박물관은 사라져가는 문화재를 보호하고 여러 곳에 산재한 유물을 한데 모아 한눈에 불교문화를 이해하는데 더없이 좋은 체험장소가 된다.

◇성보박물관

우리 지역에는 성보박물관과 불교문화기념관이 여럿 있다.

김천의 직지사 성보박물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는 불보사찰인 양산 통도사의 성보박물관, 경주 기림사 유물전시관, 합천 해인사 성보박물관, 밀양 표충사 유물전시관, 영주 부석사 유물전시관 등은 대표적인 곳이다.

▲직지사 성보박물관=경북 북부 지역의 여러 절에 있던 불교문화재를 보존, 전시하고 있다.

국보 208호인 도리사 금동육각사리함, 고려시대의 보물인 백지금니금강보문발원합부 등 국보와 보물급 지정문화재를 포함한 1천600 여점의 유물이 있다.

박물관 마당에 전시된 석탑, 연꽃무늬 받침돌, 통일신라시대 삼층석탑, 조선시대 2대 임금인 정종의 태(胎)를 보관했던 태실(胎室)의 주변을 둘렀던 난간석도 볼만하다.

▲해인사 성보박물관=팔만대장경 사적기와 해인사 창건이야기를 비롯해 조각, 회화, 공예 등 다양한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다.

석가의 행적을 그린 팔상도, 김정희가 쓴 해인사 중수 상량문, 겸재 정선의 해인사도가 눈길을 끈다.

가장 오래된 목조 초상조각인 '조희랑조사상'과 '율곡사괘불탱', 나한상, 오백나한도, 심우도 등도 감상할 수 있다.

▲통도사 성보박물관=일주문을 지나면 나타나는 통도사 박물관은 규모나 전시물에 있어 으뜸이다.

불교 회화 전문 박물관로서 영산도, 팔상도, 지옥도를 관람할 수 있다.

불교 회화실은 오전 9~11시, 오후 1~5시에만 제한적으로 문을 연다.

자원봉사자들에게 설명을 부탁하면 더욱 값진 관람이 된다.

◇알아봅시다

괘불, 탱화, 영산도, 팔상도, 감로도, 심우도, 지옥도 등 불교 회화는 그 종류와 특징이 다양하다.

불화는 불교의 예배 대상을 표현하는 성스러운 그림이기 때문에 매우 까다롭고 엄격한 절차와 법식에 따라 제작된다.

불화는 아주 좋은 날을 택해 그리며 그리는 장소에도 사방 백 걸음 내에 더러운 물과 벌레를 없애고 바닥에는 매일 향수를 뿌린다.

또한 불화를 그리는 사람은 매일 목욕과 함께 항상 깨끗한 새 옷을 입고, 밤낮으로 1주일간 말을 하지 않는다.

불화의 바탕이 되는 천을 제작할 때에도 꽃을 뿌리며 대집회경을 읽고, 부정을 멀리 하는 등 엄격한 법식을 거쳐야만 비로소 불화가 완성된다고 한다.

김경호(체험교육 컨설턴트)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