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 642개 중 456개, 농구대 4개, 가로등 67개, 화장실 변기 4개'.
지난해 6월1일부터 연말까지 대구의 도심에 있는 국채보상공원, 경상감영공원, 2.28 청소년공원(가칭)의 시설물 보수내역이다.
대구시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도심 공원 조성에 나서고 있지만 일부 몰지각한 이용객들에 의해 공원이 멍들고 있다.
이용객들의 휴식터인 의자는 보수한 지 하룻밤만 지나고 나면 다시 곳곳이 부서지거나 쪼개지고, 식음대 배관 및 가로등 파손 등도 잇따르고 있는 것.
3일 오후 중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쌀쌀한 날씨 탓에 많은 인파는 아니지만 벤치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앉은 나무의자의 대부분은 좌석 양쪽끝 귀퉁이가 부서져 있었고 가운데 부분은 손바닥만하게 패어있었다.
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처음 설치한 그대로 멀쩡하게 남아있는 의자는 하나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손이 심하다"며 "아무리 고쳐도 밤만 되면 의자가 다시 부서져 있고, 둔기 등으로 완전히 망가져 있는 경우도 많다"고 밝혔다.
또 인라인스케이터들이 목재 의자를 묘기대로 사용하면서 부서지는 의자도 많다는 것이 관리사무소측의 설명이다.
공원 내 다른 시설물도 수난을 당하기는 마찬가지.
가로등은 돌이나 빈캔 등을 던지는 바람에 연일 깨지고, 불법 스티커로 도배돼 관리소 직원들이 매일 아침마다 하루 일과로 보수와 청소에 나서고 있다.
또 음수대와 파고라는 물론 변기도 소매치기범들이 버린 지갑이나 덩치가 큰 휴지 등으로 막혀 연일 고장이 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공원을 찾는 이용객들의 불편도 늘고 있다.
국채보상 공원을 찾은 대학생 최은영(22.여)씨는 "시내에 올 때마다 공원을 자주 찾지만 의자가 부서져 있거나 지저분한 것들이 묻어 있는 경우가 많다"며 "화장실을 찾아도 변기 고장 때문에 문을 닫는 일이 잦아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장원 공원관리사업소장은 "지난해 12월 문을 연 2.28청소년공원을 비롯, 도심내 3개 공원의 시설물 보수비로만 7개월 동안 2천여만원이 들어갔다"며 "보수를 위한 인력도 많이 필요하지만 더 큰 문제는 잦은 파손 때문에 시민들이 공원을 제대로 이용할 수 없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문 소장은 또 "이용객들이 하루 2만여명으로 증가하는 봄철 이후로는 시설물 파손 행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시설물 훼손범들을 적발해 사법당국에 고발한 뒤 변상 조치에 나설 방침"이라고 했다.
문현구기자 brand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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