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참사가 계기" 美 안전전문가 브루스 존스톤(50)씨

입력 2004-02-04 11:22:12

"학생들의 수업 분위기가 무척 적극적이었습니다.

한국에 대해서는 아직도 잘 모르지만,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겨울방학 기간인 계절학기 수업에 경북대가 개설한 '생활전자공학'(Electrical Safety) 강좌를 마치고 오는 7일 귀국하는 미국의 전기안전 전문가 브루스 존스톤(Bruce Johnston.50)씨.

지난달 5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북대 공과대학 10호관에 개설된 이 영어강좌를 맡았던 존스톤씨는 현재 미국 CECA(건축시공 및 안전진단회사)에서 전기설비와 전기안전 검사관으로 일하고 있는 대학교수가 아닌 현직 전문인이다.

그는 30여년간의 현장경험을 통해 현재 워싱턴과 메릴랜드주, 버지니아주, 몽고메리 카운티, 프린스조지 카운티 등 5개 지역에서 수석 전기기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며, 전기안전검사관으로 활동하면서 크고 작은 전기공사의 안전여부를 감독하고 있다.

현직에서 최소 8년이상 경험을 쌓아야 하는 수석 전기기사 자격은 취득하기도 힘들 뿐더러 5개 지역의 자격을 갖고 있는 이도 드물다.

그런 그가 경북대 강좌에 초빙된 데는 지난해 초 대구에서 발생한 지하철 화재참사가 계기가 됐다.

당시 대구를 방문 중이던 존스톤씨는 어처구니 없는 대형참사에 큰 충격을 받았고, 때마침 경북대 국제교류센터에 어드바이저로 일하고 있는 영국인 론황(Lorne Hwang.44.여)씨에게 자신이 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을 물었다.

마침 실무 중심의 현장교육 강좌를 모색하던 경북대 전자전기공학부 김덕규 교수(교무처장)에게 존스톤씨의 이야기가 전해져 이번 겨울 계절학기 강의 약속을 하기에 이르렀던 것. "일상에서 간과하기 쉬운 전기 안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전기사고를 막을 수 있는 접지 및 사고 발생시 대피하는 방법, 사고 경보 시스템 등 포괄적인 내용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존스톤씨의 수업은 학생들의 적극적인 질문을 통해 종종 열띤 토론으로 이어졌고, 학생들은 교내 공사현장을 직접 찾아 공사 담당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강의로만 듣던 내용을 실제 접하기도 했다.

다양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진행된 영어 수업에 참여한 학생은 47명. 한결같이 현장 중심의 생생한 강의에 무척 만족한 표정들이었다.

수강생 김지영(여.컴퓨터학부 2000학번)씨는 "쉽게 지킬 수 있는 조그마한 안전수칙으로 대형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이렇게 절실히 다가온 적이 없었다"며 "강의를 통해 전기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사고 발생시 대처하는 방법을 피부로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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