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 휘날리며' 제작규모, '한국영화 신기원'

입력 2004-02-04 10:29:19

5일 개봉될 '태극기 휘날리며'(강제규 필름)는

제작 규모만으로도 한국영화의 신기원을 이룩했다.

사전기획 기간 1년 3개월, 시나리오 준비 기간 2년 5개월, 시뮬레이션 촬영기간

3개월, 주-조연 오디션 기간 6개월, 촬영기간 9개월 등 5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140여회에 이르는 촬영횟수와 합천·곡성·경주·인제·양구·순천·아산·전주

등 18개 지역에 걸친 로케이션도 기록적인 숫자. 스태프는 150여명이 투입됐고 촬영

팀, 동시녹음팀, 컴퓨터그래픽팀도 두 팀씩 구성됐다.

프린트와 마케팅 비용을 제외한 순수 제작비만 147억원에 달하며 동원된 엑스트

라는 연인원 2만5천명을 헤아린다. 평양 시가지와 서울 종로 거리 등 20여개의 대규

모 세트가 만들어졌고 2㎞에 걸친 낙동강 방어선 진지도 구축됐다.

군복 1만9천벌, 군화 1천여 켤레, 50년대 의상 4천여벌, 각종 소품 6천여점, 시

체 200여구, 총기 1천여정 등과 함께 실물 크기의 증기기관차, 탱크, 장갑차, 대포

등을 새로 제작했고 6t의 폭약을 퍼부었다.

고증을 위해 20여명의 자문위원을 영입하고 1천여권의 문헌 자료를 뒤진 것에서

도 이 영화에 쏟은 제작진의 정성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당초 국방부의 협조를 얻어 세트를 건립하고 차량이나 총기 등 소품을

지원받으려던 계획은 시나리오에 대한 의견 차이로 무산돼 아쉬움을 남겼다. 국방부

의 지원이 이뤄졌다면 제작비를 100억원대로 맞출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강제규필

름의 설명이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물량 공세 말고도 갖가지 기록과 화제를 낳았다. 지난 5월

23일에는 일본인 관광단 450여명이 촬영현장인 경주 도투락목장을 방문해 영화촬영

관광상품의 효시를 기록했는가 하면, 지난 1월 10일부터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는

세트와 소품 등을 전시하는 '체험! 태극기 휘날리며 展'을 펼쳐져 영화 테마파크의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개봉일 직전에 해외 게스트를 초청해 월드 프리미어 형식으로 시사회를 개최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3일 오후 서울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일본

의 배우 나카무라 도루와 감독 모토히로 가즈유키, UIP재팬·콜럼비아트라이스타·

미라맥스 등 일본과 미국의 배급 관계자, 월스트리트 저널·뉴스위크·후지TV 등 해

외 언론사 기자 등 100여명의 해외 인사가 참석했다.

'태극기 휘날리며'는 개봉 스크린에서도 신기록을 세우게 됐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반지의 제왕:왕의 귀환'의 415개였으나 3일 현재 확보된 스크린이 430개 정

도로 추산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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