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판' 달아올랐다

입력 2004-01-06 11:51:53

한나라 "텃밭 사수"-우리당 "교두보 확보"

총선 D-100일. 이번 17대 총선에서 정치권의 '세대교체'가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불패 신화가 깨질지 여부와 열린우리당의 지역 교두보 확보 및 정치 신인들의 국회 진출여부가 지역 정가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나라당 싹쓸이의 재현 여부= 한나라당이 지역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사실상 싹쓸이를 한 것은 98년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다. 그해 지방선거에서 31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한나라당은 21개 지역에서 승리했다.

한나라당 독식 정도는 점차 심화돼 2000년 총선에서는 단 한 곳의 예외도 없이 대구.경북을 싹쓸었다. 2002년 지방선거에서도 한나라당은 대구 전 지역을 석권했고 경북은 2곳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소속 단체장을 배출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에 의한 사실상의 일당 독재가 지역 발전에도 순(順)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비판론과 함께 97년에 이은 2002년 대선의 연이은 실패는 17대 총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일변도의 지역 정치정서에 변화를 줄 것이라는 분석이 서서히 고개들고 있다. 대구.경북에서 최소한 5, 6석의 비한나라당 의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싹쓸이는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선거에 반영될 경우 선거구도에 어느정도 변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의 선전 여부=한나라당 싹쓸이 저지 주장과도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국민의 정부 시절 새정치국회회의와 새천년민주당 등 여당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을 단 한 사람도 배출시키지 않았던 '전통'이 참여정부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인가는 전국적인 관심사다.

열린우리당은 여기에 참여정부의 요직을 거친 거물급 인사들을 대거 총선에 차출, 내보냄으로써 지역의 선거구도를 한나라당 대 열린우리당의 1대 1 구도로 몰고간다는 것이다. 총동원령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남은 3개월여 동안 바람을 일으키면 승산은 있다는 판단이다.

▲세대교체 여부=물갈이와 세대교체의 흐름을 타기 위해 대거 도전장을 내민 신인들의 성공 여부도 관심사다. 특히 전국 최고령인 지역 국회의원의 신진대사를 위해서도 참신한 신인들의 등장을 갈구하는 유권자들이 많다. 자칫 신인들의 출마 '사태'가 경쟁률만 높이고 실질적 인적 교체는 이루지 못하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공산도 없지 않다는 우려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기득권층의 진입장벽 등 반발을 어떻게 누르고 자리를 잡느냐의 문제다. 몇몇 경쟁력을 갖춘 신진 인사들의 맹렬한 대시가 변화를 원하는 지역 유권자들의 이해가 맞물릴 경우 적잖은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대구.경북의 경우 현역 의원을 대체할 만한 인물을 배양해 놓지 않은 한계가 여러 지역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며 후진 양성을 외면했던 지역 출신 유력 인사들의 원죄론마저 제기하고 있다. 이동관기자 llddkk@imaeil.com

사진 : 정치개혁국민행동 소속회원들이 6일 오전 대학로 흥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치권에 개혁을 위한 10대 과제를 요구하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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