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대표팀은 2003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축구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세계 축구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박 감독이 선택한 '선수비 후역습' 전략의 '수비축구'는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독일을 침몰시키며 빛을 냈지만 이후 파라과이, 미국전에서 무기력한 모습으로 이어졌고 결국 일본과의 16강전에서 통한의 역전패를 가져왔다.
박성화호는 남북단일팀이 출전했던 91년 이후 12년만에 조별리그를 통과하며 16강에 오르는 나름의 성과를 거뒀지만 세계 무대에서 한국 축구의 색깔을 부각시키는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이다.
대회 개막 전 박 감독은 젊은 태극전사들을 조련하면서 빠른 템포의 공격과 압박축구로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을 공략하겠다고 공언했었다.
그러나 객관적인 전력이 앞서는 상대들과 맞서는 현실적인 전략으로 '먼저 걸어 잠그는' 축구를 구사하다보니 결과적으로 공격력의 감퇴를 불러왔다.
독일전에서 선수비 전략이 기막히게 적중했지만 나머지 경기에서는 수비지향적 전략으로는 비기기도 버겁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껴야 했다. 한국이 일본에 발목을 잡혀 8강 문턱에서 좌절했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하기는 힘들지만 급변하는 세계 축구의 흐름을 쫓아가기에는 전략적 지향점이 지나치게 수세적이었다는 평가다.
방송사의 해설위원들은 한결같이 수비진에서 미드필더진을 거쳐 최전방으로 나아가는 공격 전개 양상이 적극성을 결여했다고 지적했다.
골게터 부재도 재확인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김동현, 정조국, 최성국이라는 최상의 스트라이커들을 총동원했지만 이들에게서 나온 골은 최성국이 일본전에서 뽑은 선제골 뿐이었다. 정조국과 김동현은 좋은 체격 조건에도 불구하고 스트라이커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자질 중 하나인 볼 키핑력에서 세계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또 최전방 공격수들에게 실탄을 지원해줄 수 있는 플레이메이커의 부재도 득점력 빈곤을 부추기는 결과로 나타났다.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홍준표, 정계은퇴 후 탈당까지…"정치 안한다, 내 역할 없어"
[매일문예광장] (詩) 그가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 / 박숙이
세 번째 대권 도전마저…홍준표 정계 은퇴 선언, 향후 행보는?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