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에게 좋은 장난감 선택법은?

입력 2003-11-28 09:25:50

어린이들은 하루종일 놀이를 한다.

어린이들에게 놀이는 그 자체가 학습이다.

놀면서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친구를 사귄다.

한마디로 어린이들은 놀이를 통해 인지, 언어, 사회정서, 신체를 발달시킨다.

장난감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어린이들의 발달에 적합한 장난감을 고르는 일이다.

어린이 개개인의 발달에 맞는 혹은 발달단계 보다 조금 어려운 장난감을 고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너무 어려운 장난감을 선택할 경우 좌절감과 실패감을 맛보게 되고 이런 현상이 반복되면 모든 일에 자신이 없어 부정적인 자아개념이 형성될 수 있다.

반면 발달단계에 맞는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 성취감이나 만족감을 느낄 수 있고 매사에 자신 있는 행동을 하는 등 긍정적인 자아개념이 형성된다.

그러나 아쉽게도 대부분 우리나라 장난감에는 연령 표시가 돼 있지 않으며, 어떤 경우에는 연령이 폭넓게(예컨대 4세에서 8세) 표시돼 있어 자녀에게 맞는 장난감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많은 어린이들이 즐기는 엄마 아빠놀이, 병원놀이 등 '~인 척하는' 상상놀이는 개인차가 있지만 대개 2세 전후에 시작되어 3, 4세에 절정을 이루다가 6세에 감소한다.

학자들에 따르면 이런 상상놀이는 어린이들의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한다.

엄마 아빠놀이를 하면서 언어를 사용하고, 실제로는 엄마 아빠가 아니기 때문에 엄마 아빠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고 행동을 해야하기 때문에 인지가 발달하고, 친구와 협동을 해야 더 재미있는 놀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성이 발달되고, 평소에 엄마 아빠에게 느끼는 부정적 혹은 긍정적인 감정을 표현함으로서 정서발달에 도움이 된다.

그래서 유아기에는 가능한 상상놀이를 많이 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하다.

상상놀이를 할 때 2,3세 어린이들에게는 실물에 가까운 현실적인 장난감을 제공해 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실물과 유사성이 없는 사물을 다양하게 제공해 주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장난감 버스는 어린 연령에게 좋으며 나이든 어린이들은 긴 블록 몇 개만 주어도 이것이 타는 배도 될 수 있고 차도 될 수 있는 등 상상하면서 다양하게 놀기 때문에 추상적인 사고 발달에 도움을 준다.

장난감 가게에서 파는 비싼 장난감만이 좋은 장난감은 아니다.

우리 주위의 위험하지 않는 모든 것이 어린이들의 장난감이 될 수 있다.

또 이런 장난감을 이용하여 놀면 사고력 발달은 물론이고 창의력 발달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독일에는 장난감 없는 유치원도 있으며 발도르프 유치원도 있다.

장난감 없는 유치원에는 빈박스, 못쓰는 필림통, 천, 조개껍질 등이 어린이의 장난감이며 발도르프 유치원에는 TV나 컴퓨터는 물론이고 시중에 파는 상업적인 장난감을 제공하지 않는다.

조개껍질, 돌, 나무토막, 재미있는 모양의 나뭇가지, 솔방울, 헝겊, 천, 씨앗, 양털 등이 어린이들의 장난감이다.

또한 스웨덴의 유치원은 완제품의 장난감은 어린이들에게 교육적인 효과가 없으므로 간단한 목공 도구로 장난감을 만들어서 놀도록 하기도 한다.

결론적으로 어린이에게 바람직한 장난감은 발달에 적합한 장난감으로 어릴 때는 단순한 장난감이, 연령이 많아질수록 다양하고 복잡한 장난감이 좋으며 또한 위험하지 않으면서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물건이나 폐품, 특히 자연물도 좋은 장난감이 될 수 있다.

김수영(대구가톨릭대 아동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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