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은 투시 원근법과 더불어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그림이 각광받은 시대였다.
이 시기 작품들은 사진을 보는듯 정확한 세부묘사와 자로 잰 듯한 원근법을 표현하고 있다.
영국의 팝 아트의 대표적인 화가 데이빗 호크니는 거울과 렌즈를 이용해 화가들이 그림을 그렸다는 새로운 가설을 내놓는다.
렌즈를 통해 캔버스에 투영된 모델의 영상을 따라 화가들이 그림을 그림으로써 미세하고 정교한 인물 표현이 가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KBS 1TV는 6일 밤 10시부터 'TV, 책을 말하다-명화, 천재의 솜씨인가 거울의 마법인가' 편을 방송한다.
데이빗 호크니는 르네상스 시대 화가들이 렌즈를 이용하여 그림을 그렸다는 증거들이 여럿 있다고 주장한다.
얀 반 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 로베르 캉팽의 '하인리히 폰 베를 3부작' 등 수많은 작품 속에는 볼록거울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이는 당시 화가들이 렌즈의 존재와 그 효과를 알고 있었음을 증명한다는 것.
당시에는 과학 기술의 한계로 일정 크기 이상의 렌즈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다.
그래서 큰 그림을 그릴 때는 렌즈 안에 비치지 못하는 부분을 그리기 위해 렌즈의 위치를 움직여가며 부분부분 그림을 완성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그림에는 렌즈의 왜곡으로 원근법과 비례의 미묘한 어긋남이 생겼다
또 화가들이 렌즈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생각되는 16세기 말에 갑자기 그림의 왼손잡이 모델이 많아졌다.
어딘가 부자연스러운 포즈의 그림들을 180도 반대로 돌려 오른손잡이 모습으로 보면 더 자연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데이빗 호크니는 자신의 주장이 명화의 존엄성에 심각한 훼손이라는 공격에 대해 "광학은 화가들에게 더 직접적이고 더 강력한 이미지를 만드는 새로운 도구를 주었으며 화가들이 광학적 장치를 이용했다고 해서 그들의 업적이 폄훼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한다.
장성현기자 jackso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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