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성탐사 갈릴레오號 우주서 일생 마쳐

입력 2003-09-22 12:48:47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목성탐사 우주선 갈릴레오호가 지난 89년 발사 후 14

년 간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우주에서 일생을 마쳤다고 BBC 인터넷 판이

22일 보도했다.

NASA는 갈릴레오호가 21일 오후 3시49분께(미 동부시간) 마지막 교신을 마치고

초속 50㎞의 속도로 목성의 대기권으로 진입한 뒤 마찰열로 인해 공중 분해됐다고

발표했다.

갈릴레오의 신호가 지구에 도달하는 데는 약 52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제로

갈릴레오는 이보다 52분 앞서 목성의 대기권과 충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갈릴레오호가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의 얼음 표면에 충돌해 갈릴레오호에

기생하고 있는 미생물이 유로파를 오염시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만일 지구의 미생물이 유로파에 전파되면 향후 유로파의 토착 생명체에 대한 조

사를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NASA는 지난해 갈릴레오를 목성과 충돌시키기로

결정했었다.

1개 행성만한 크기의 위성인 유로파는 태양계에서 외계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

성이 가장 큰 것으로 평가돼왔다. 과학자들은 갈릴레오의 탐사 결과를 근거로 유로

파의 얼음표면 밑에 염분이 있는 바다가 존재하며, 이 바다에 미생물 생명체가 존재

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ASA 갈릴레오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클로디아 알렉산더 박사는 "약간 슬프지만

갈릴레오는 우리를 위해 엄청난 일을 해냈고, 훌륭한 종말을 맞았다"고 말했다.

션 오키페 NASA국장도 갈릴레오를 통해 "우리는 지난 14년 간 통상적으로 예상

할 수 있는 수준보다 4배나 많은 정보를 얻었다"고 평가했다.

갈릴레오는 우주왕복선 챌린저호 참사와 기술적 결함 등으로 몇 차례 발사가 연

기됐었으나, 지난 89년 발사 후에는 기대와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으로 목성에 관한

많은 정보와 자료를 지구에 발송해왔다.

15억 달러의 제작 비용이 투입된 갈릴레오는 발사 후 45억㎞를 여행해 목성에

도착한 뒤 7년 간 34차례나 목성 주위의 궤도를 돌면서 1만4천여 장에 달하는 사진

과 많은 정보들을 NASA로 전송했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해온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프레드 테일러 교수는 "이번 임

무(갈릴레오)는 태양계 내 목성의 위치 등 주요한 정보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NASA는 지난 99년에도 달탐사선을 달 표면에 고의로 충돌시켜 파괴한 적이 있으

며, 지난 95년에는 갈릴레오가 발사한 탐사선이 1시간 가량 목성의 화학성분과 바람,

구름 등에 관한 자료를 수입한 뒤 파괴됐었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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