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잘 아는 어느 한 분이 퇴근길에 접촉사고가 있었다.
그 분은 목이 뒤로 젖혀지면서 강한 충격을 받았다.
차는 이상이 없었지만 목이 아픈 관계로 내려서 연락처를 받고 헤어졌다.
하루가 지났다.
그 분은 목이 많이 뻐근하지만 견딜만하다고 했다.
몇 시간이 지난 뒤 그 분이 사고를 낸 사람에게 전화를 했다.
"어제 접촉사고 난 사람입니다.
목이 좀 뻐근하지만 견딜만합니다.
저 때문에 신경 많이 쓰셨죠? 걱정하실까봐 전화 걸었습니다.
어제 일은 잊어버리세요". 그 분의 통화 내용을 듣고 잠시 멍하니 있었다.
그리고 부끄러웠다.
보통의 사람이면 치료비를 받아낼 궁리를 했을 것인데 오히려 상대가 걱정할 것을 생각하여 먼저 전화를 걸 수 있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는 몇 명이나 될까?
추석이다.
추석이면 항상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하여라' 라는 말을 한다.
이 말 속에는 물질적 풍요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담겨있으리라. 마음의 풍요는 어디서 올까? 역시 마음에서 온다.
필자가 위에서 소개한 분은 동화 작가이다.
그 분은 동화를 쓰면서 동화 같은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이웃들과 사랑으로 지내는 추석같이 마음이 풍요로운 분이다.
혹자는 그 분을 마음 속으로 어리석은 사람이라 할지도 모르겠다.
신형건씨의 동시 '사랑을 담는 그릇'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하늘의 별들 만큼이나 많은 세상 사람들, 그들도 여럿으로 나누어지기 전엔 하나의 무엇이 아니었는지도 몰라. 아마도, 사랑을 담는 큼직한 그릇이었겠지?' 사람이 모여 사랑을 담는 그릇이 만들어졌다면 그릇 안에는 사랑이 가득하리라.
사랑을 담는 그릇에 애써 들어가길 거부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한가지 분명한 것은 사랑을 담는 그릇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간과하고 있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다.
이제 이 그릇을 다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아니,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을 것이다
원래 있던 그 곳에서 예전의 모양을 되찾길 바라며 애타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내 마음에게 물어본다.
'나'는 거기에 있을까?
전종필 동명동부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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