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불구하고 가전제품 판매점의 고급화.대형화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IMF 외환위기 이후 대형 판매점이 생겨나면서 정리되기 시작한 30-40평형대의 소형 가전대리점은 앞으로 대구시내에서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판매점 매장이 화려해지고 대형화되고 있는 것은 대형TV, 드럼세탁기, 양문형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고급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가전제품의 고급화는 색상에서 뚜렷이 나타난다. 예전에는 백색가전제품이라고 부를정도로 흰색이 주류를 이루었지만 요즘엔 컬러도 다양화되고 있다. 냉장고의 경우 핑크, 아이보리 등 파스텔톤의 색상이 유행하고 있다. 가전제품판매점의 대형화는 또한 경기침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내수가 얼어붙어면서 가격인하 경쟁이 심화되고 마진율이 낮아지자 판매점마다 매장을 키워 더 많은 제품을 팔아야 현상유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형화 추세는 도심을 벗어난 대로변 교통요지나 대형아파트 단지 인근에 가전제품 판매점이 밀집화되면서 뚜렷이 나타난다. 가전제품의 고급화.대형화가 상권자체를 바꾸고 있는 것이다. 최근 대형 가전제품 판매점이 있따라 들어서 대구 최대의 상권으로 부상한 수성구 경남타운네거리 인근의 사례를 중심으로 실태를 살펴본다.
경남타운네거리 근처엔 대구 최대규모의 디지털프라자와 하이프라자가 지난 6월과 7월에 각각 문을 열었다.
디지털프라자는 삼성전자의 전문 판매점으로 개인이 운영하고 있다. 정식명칭은 (주)금강전자 범어점으로 1, 2층 매장을 합쳐 200평규모이다. 3층은 서비스센터로 100평규모이며 주차장을 따로 갖추고 있다. 구교성 지점장은 "흰색 바탕에 청색 디지털프라자라는 간판을 단 것은 범어점이 1호"라고 말한다. 또한 삼성전자 제품을 모두 갖추고 있어 고객이 한 곳에서 필요한 모든 가전품을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 직영점인 하이프라자 범어점은 1, 2층 매장이 총 300평규모로 대구에서 최대이며 전국에서도 5위내에 들어간다고 한다. 정호영 지점장은 "인근에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위치해있고 교통이 편리한 곳이라 회사이미지 제고차원에서 대규모 매장을 개점하게 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주말엔 평일보다 기획판매 품목을 전기밥솥, 전화기, 청소기 등으로 30%가량 늘려 주부고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남부정류장쪽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하이마트 만촌지점(2001년 개점)도 1, 2층 합쳐 258평규모의 매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인근에 대형 가전제품 판매점이 2개나 들어서자 올 연말 800평 규모로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박도서 지점장은 "현재 하이마트 뒷편 건물들을 매입중인데 매장을 확장할 경우 전국 최대규모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인근에 아파트들이 밀집해있고 지산, 범물, 시지 등으로 가는 교통의 길목이라 이 근처가 대구최대의 상권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가전제품 판매점들의 매장확대 경쟁만큼이나 가격인하와 서비스 경쟁도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판매점 대형화가 신규수요 창출과 경기침체 극복에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민병곤기자min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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