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산업 중심의 내륙도시, 광역시 가운데 재정자립도 꼴찌(63%), 제조업 비중(13%) 최하위권인 광주시. 취약한 제조업 기반에다 성장동력 산업에 목말라 있기는 대구시와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광주시는 이같은 산업 '불모상태'를 기회로 활용했다.
지금까지 주력업종이었던 섬유산업에 집착해 미래성장 산업 육성에 소홀했던 대구시와 달리 광주시는 어느 지역보다 기업하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고 다른 지역이 하지 않는 타깃산업유치로 도약의 싹을 틔워가고 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지난해 취임후 업무보고를 받고는 눈앞이 캄캄했지요. 해법은 결국 고용창출과 생산유발효과가 큰 제조업 비중을 높여 나가는 방법밖에 없었는데 이제는 조금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가 됐어요"라고 말했다.
3년전만 해도 좌절의 도시였던 광주시가 '꿈이 어린 빛고을'로 변신중이다.
▲성장기반은 기업유치에서
광주시는 지난해 기업하기 좋은 지역 대상을 수상했다.
정부평가에서 서울시를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가장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선정됐다.
홍진태 광주시 경제산업통상국장은 "기업유치 원칙은 다른 지역에서 잘 하지 않는 타깃산업군을 정하고 이를 대상으로 공장이전이나 투자의사가 확인되면 파격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의 기업유치 열의는 조직구성에서도 잘 드러난다.
투자기획단과 투자협력관, 유치기업 개별담당관제를 두고 있고 부시장에서부터 투자기획단장, 협력관을 모두 대기업출신이나 통상전문가로 채용했다.
광(光)산업의 경우 기업에서 요구하는 인력양성을 위해 고등학교에 관련학과를 설치하고 공장이전 컨설팅비용까지 시가 부담해준다.
또 첨단산업의 경우 시가 부지를 매입, 초저가로 장기임대 해주는 등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지난 1년간만 삼성전자, 엠코테크놀러지코리아, 대우일렉트로닉스 등 국내겳?90개 기업에서 5천172억원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광주시의 발전전략
광주시의 비전은 아시아 광(光)산업의 메카와 문화수도 육성으로 요약된다.
문정기 광주전남테크노파크 원장은 "광주에는 자동차, 공작기계, 가전공장이 있긴 하지만 시발전을 견인할 비교우위 선도산업은 아니다"며 "다른 지역에서 투자가 덜한 광산업에서 광주의 미래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광산업은 빛을 제어하거나 제어된 빛을 이용하는 소자, 기기와 시스템을 만들고 이들 장비를 활용하는 산업, 여기에 이용되는 소재를 제조하는 관련산업을 말한다.
광정밀, 광정보통신, 광소재, 광계측 및 특수조명기기 업종이 포함된다.
지난 2000년 착수한 광주시의 광산업은 4천억원이 투입돼 올해말까지 각종 연구시설 건립과 기업유치 등 기반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내년부터는 5천억원이 투입되는 2단계 사업이 시작된다.
광산업은 정부의 지역특화산업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정부지원도 순탄할 전망이다.
광주시는 2단계 사업이 뿌리를 내리면 2010년쯤에는 생산유발 3조8천억원과 3만여명의 고용창출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때쯤 되면 세계시장의 15%를 점유, 광주시가 아시아 광산업 메카로 자리잡는다는 것.
문화수도육성도 광주시의 선택이 돋보이는 비전이다.
문화행정기관을 광주로 이전하고 문화관광단지 조성,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 디지털콘텐츠산업 육성, 문화산업프로그램 개발을 광주시가 중심이 돼 추진한다는 것.
광주시는 문화산업 육성 기반조성과 이를 활용할 소프트웨어가 결합하면 상상할 수 없는 부가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이를 대통령 공약으로 이끌어내 정부의 지원을 보장받고 일부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영상예술센터, 정보산업문화진흥원을 개소했고 오는 12월에는 영상문화관을 개관한다.
파리 퐁피두센터를 모델로 한 복합문화센터를 전남도청부지나 중외공원에 건립하고 힘겹게 그린벨트 해제를 이끌어낸 어등산에 '빛과 예술' 테마파크를 조성한다.
▲광주시가 풀어야 할 과제
광산업 프로젝트 추진으로 아직 가시적인 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산업육성이 초기단계이고 세계적인 IT산업 불황으로 판로개척에 애로를 겪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참여업체들이 영세해 설비나 연구개발투자에 한계가 있고 우수한 연구인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영복 광산업진흥회 부회장은"광산업의 투자효과를 말하기에는 이르지만 많은 돈을 쏟아 붓고 있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들을 선도할 수 있는 대기업 유치가 열쇠"라고 지적했다.
광산업은 국내는 물론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기반 조성이 끝나는 2008년후부터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
이를 의식, 광주시는 광산업과 연계한 FTTH(Fiber To The Home-광가입자망) 사업과 국제박람회기구가 공인하는 광엑스포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의 반응은 미지근하다.
광산업단지 조성과 활발한 기업유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제조업 비중을 높이는 것도 과제다.
기아자동차, 삼성전자, 대우캐리어 등 몇개 기업이 광주시 제조업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춘수기자 zapper@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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