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역시 변덕스런 존재인 모양이다.
장마가 시작될 땐 시원하다며 좋아하더니 최근 한 열흘 가까이 햇살 한 줌 없이 줄창 비만 뿌려대니 모두들 해가 그립다고 난리들이다.
비 오면 어서 해 났으면 싶고, 햇살 쨍쨍하면 비 왔으면 싶고…. 그나마 어제 오늘은 간간이 엷은 햇빛이라도 보게 되니 눅눅한 기분이 좀 나아지는 듯 하다.
하지만 지루한 장맛비도 얼마 안 있어 물러날터.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 무더위가 시작되고 우리는 이내 또 '비라도…' 하며 소나기를 그리워하겠지. 내일은 초복(初伏). 바야흐로 여름더위의 절정인 삼복(三伏) 초입에 들어섰다.
초복삼복말복, 이 세 더위고개를 무사히 잘 넘어서야 남은 가을겨울을 건강하게 지낼 수 있는 법. 그래선지 이맘때면 너나없이 보양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다.
특히 개고기 수요가 급증하는 철이다.
'개고기가 있기에 여름이 즐겁노라'는 개고기 마니아들은 지나가는 탐스런 황구만 봐도 조건반사적으로 입맛을 다실 때. 하기야 '사람 인(人)'과 '개 견(犬)'자가 나란히 들어있는 복(伏)자부터가 재미있다.
피부에 땀샘이 없는 개가 입으로 더위를 토해내듯 사람도 더위에 지치면 개처럼 헉헉거리기 때문이라고 풀이하기도 하고, 사람과 개가 하나가 되는 것(개를 먹는 것)이 이 글자의 의미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에도 우리의 복날 비슷한 '도요우노우시노히(土用の丑の日)'가 있어 뱀장어 요리를 스태미너식으로 즐겨먹는다고 한다.
여하튼 삼복을 지나는동안 소문난 보신탕집은 문전성시를 이룬다.
게다가 요즘은 젊은 여성들 중에도 "목살!"이니 "껍데기!"를 외치는 개고기 미식가들이 늘고 있다한다.
혀가 델 정도로 뜨거운 개장국을 땀을 콩죽같이 흘리며 훌훌 들이키는 모습은 개고기에 대한 개인적 취향 여부와는 상관없이 분명 우리네 여름날의 빼놓을 수 없는 정경 한 컷.
다만 궁금한 것은 개고기를 먹는다는 이유만으로 한국인 전체를 끈질기게 야만인으로 몰고가려는 프랑스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가 올해는 얌전하게 있어줄지? 인류학자 마빈 해리스도 저서 '음식문화의 수수께끼'에서 "육식성 문화에서는 개고기를 먹지 않고, 채식성이나 곡식성 문화에서 개고기를 주로 먹는다.
서양인들은 개를 사랑해서 잡아먹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개보다 효율이 높은 육식동물이 있어서 먹지 않는다"고 갈파했건만….
편집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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