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상대로 전라도 사람 지역민 55% "괜찮아요"

입력 2003-07-14 09:16:10

매번 선거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선거결과가 발표될 즈음이면 두 지역민들은 상대방 비난에 열을 올린다.

"어떻게 지지율이 90%를 넘는가. 해도 너무한다"거나 "그만큼 권력을 잡았으면 됐지, 다른 지역도 배려해야 할 것 아닌가" 등등.

그러나 선거와 결부된 지역감정은 악의적으로 조장된 것이다.

표얻기에 눈이 먼 정치인들은 상대지역 비난에 거품을 물고, 유권자들은 '우리 편'을 찍어주지 않으면 난리날 듯이 단결을 외쳐댄다.

언론도 지역 감정 조장에 한몫한다.

경상도와 전라도 사람은 서로를 얼마나 싫어할까. 광주사회조사연구소는 흥미로운 설문조사 결과를 내놓았다.

이른바 지역간 '사회적 거리감'(Social distance) 조사. 전국 각지의 사람들은 영.호남민에 대해 어떻게 평가할까, 또 영.호남민은 서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조사한 것이다.

친구삼기, 집 세주기, 자녀의 결혼, 본인의 결혼 등 4가지 질문에 대한 각 지역민들의 선호도를 비교 분석했다.

가장 직접적인 질문인 '본인 결혼 여부'에 대해 영.호남민들은 오히려 타지역보다 높은 선호도를 보였다.

대전.충청과 인천.경기, 강원 등지에서 느끼는 사회적 거리감이 상대적으로 더 벌어졌다.

올해 조사에서도 대구.경북민의 호남인에 대한 호감도는 타지역과 비슷하거나 높게 나타났고 호남민도 비슷했다.

농촌일수록 상대 지역에 대한 배타적인 감정이 큰데 비해 교류의 기회나 폭이 넓은 도시민들은 보다 호의적이었다.

경상도 사람과의 결혼의사에 대해 광주시민들은 72.9%가 호의적으로 답한데 비해 전남북 도민들의 경우 28~53%선에 머물렀다.

광주사회조사연구소 김순흥(광주대 사회학과.사진) 소장은 "수도권과 충청, 강원지역 사람들이 영호남민 전체에 대해 호감도가 낮았다"며 "이는 영호남간의 갈등 속에 상대적으로 충청이나 강원이 소외받았다고 느낀 탓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지역감정을 의식한 영호남민들이 약간씩 호의적으로 답하는 경향을 감안하더라도 설문결과를 보면 예상과 사뭇 다르다"며 "내년 총선이 분수령이기는 하지만 예전같은 지역주의 경향은 한풀 꺾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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