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학의 진면목 체계 정리

입력 2003-07-12 08:40:06

40여년간의 식민통치와 60.70년대의 근대화, 그리고 80년에 몰아치기 시작한 세계화 바람. 20세기 이후 '한국의 시계'는 뒤돌아볼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민족의 삶과 정신이 담긴 '우리 것'은 어느덧 과거의 기억속 한편으로 밀려나 있다.

영남대 민족문화연구소(소장 배영순 교수)가 7년만에 완간한 '한국문화사상대계'(전 4권)는 이런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2001년 출간된 1.2권에 이어 이달에 나온 3.4권에는 모두 30여편의 논문들이 수록돼 있다.

4권의 책 속에는 국학의 진면목이 체계적으로 정리돼 있다.

또 영남대와 경북대 등 지역대학을 비롯 서울대와 연세대 등 전국 18개 대학과 한국정신문화연구원에서 62명의 학자들이 만들어낸 결실물이기도 하다.

이번에 출간된 3권에는 '한국고대 인쇄술의 기원과 발달'(옥영정 경북대 문헌정보학), '우리나라의 시장발전'(영남대 경제금융학부) 등 서지학과 과학, 경제학을 주제로 한 16편의 논문이 정리돼 있다.

또 4권은 '유교적 법치주의의 형성과 전개'(심희기 연세대 법대), '한국인의 미의식과 예술사상'(민주식 영남대 미술학부), '조선후기의 회화사상'(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 등 법학과 예술 관련 주제들로 꾸며져 있다.

앞서 발간된 1권에는 설화와 국어의 방언연구, 한국한문학사 등 국문과 교육을 주제로 한 내용이, 2권에는 영남문화와 고대신화, 영남학파의 학문세계와 고려 불교 등 한국철학 관련 논문 8편이 실려있다.

배 교수는 "어느정도 틀을 갖추어 가던 국학 연구가 세계화 바람이 불기 시작한 이후 상당한 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출판은 정체성 상실에 빠진 한국문화사상의 맥을 새롭게 짚어보고 21세기를 준비하기 위한 의도에서 기획됐다"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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