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수출업계 '저환율' 비상

입력 2003-05-22 11:48:02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이 강한 달러 정책을 포기함에 따라 지난 해 4월 달러당 1천332원을 기록했던 원.달러 환율이 21일 지역기업들의 적정환율 수준 1천250원대를 훨씬 밑도는 1천194원으로 떨어짐으로써 지역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대구상의는 22일 "미국내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 증대와 유로화 강세에 따른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유로화 비중확대, 국내 외환보유고 증가, 미국과 일본의 자국통화 약세 정책 등으로 인해 지난 해 까지 유지됐던 '강한 달러 정책'은 사실상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구상의는 또 "북핵문제, 카드채 불안, 노조, SK글로벌 사태 등으로 인해 원화가치의 상승이 방해를 받을 것으로 보이고, 정부에서도 원화절상을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원.달러 환율은 1천190원대 수준에 등락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환율수준은 지역의 수출비중이 높은 섬유, 섬유기계, 안경테 등의 적정환율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어서 이라크전쟁, 사스, 대구지하철 참사,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침체에 빠졌던 지역경제에 또다시 커다란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섬유, 섬유기계, 안경테 업계에서 주장하는 적정환율 수준은 각각 1천260원~1천300원 및 1천220원~1천240원, 1천220원~1천250원이다.

임경호 대구상의 조사기획부장은 "원화강세로 인한 수출차질이 수입물가 하락에 따른 투자, 소비 활성화 효과를 능가하고, 경기부양 목적으로 최근 단행된 금리인하 효과를 상쇄시킬 것으로 전망돼 지역경기의 침체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분석된다"며 우려했다.

대구상의는 원.달러 환율 하락에 따른 지역기업들의 대책으로 △유로화, 엔화 등 결제통화의 포트폴리오 구성 △환보험 등 회피수단의 적극 활용 △수출계약은 서두르고 수입계약은 늦추는 전략추진 △환차손, 환차익에 대한 CEO 및 직원들의 의식전환 및 환관리 대행업체 활용 △환율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 수출을 할 수 있는 차별화된 제품생산 등을 제시했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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