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화고택 보존운동 다시 지핀다

입력 2003-05-22 09:44:25

옛 고려예식장 주차장 일대에 30층짜리 주상복합 아파트 신축(본지16일자 31면 보도)과 관련, 이상화 고택을 사들여 보존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아파트 신축 부지에 편입될 예정인 국채보상운동의 주창자인 서상돈의 고택과 신축아파트 인근에 위치한 독립운동가 이상정 장군의 고택까지 보존하기 위한 대구시 차원의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3곳의 고택에 대한 대구시 입장

대구시 문화체육국은 20일 상화고택 보존의 필요성 등에 대해 조해녕 대구시장에 보고하고 앞으로 대구시의회와 이상화 고택보존운동본부 등과 함께 보존대책을 추진키로 했다.

대구시는 우선 6월 예정의 아파트 2차교통영향평가 심의때 심의위원들에게 상화고택의 보존 필요성과 상화고택 일대의 역사성 등을 강조할 예정이다.

1차심의에서 교통유발수요문제로 보류된 만큼 2차 심의때는 아파트신축 시행사 측에서 상화고택을 통과하는 6m짜리 도로를 개설하는 조건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

대구시 관계자는 "2차평가때 도시계획도로 개설 필요성이 제기되면 상화고택을 제외토록 요청하고 대구시의 보존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라 전했다.

대구시는 또 아파트부지에 편입되는 서상돈 고택의 건물5채 가운데 중요건물은 원형대로 보존, 문화사랑방 형태로 활용하는 방안을 회사측과 협의키로 했다.

아울러 대구시는 아파트 부지에는 편입되지 않지만 6m도로 개설시 일부가 헐릴 운명인 이상정 장군의 고택 보존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이처럼 상화고택과 서상돈고택, 이상정 장군고택이 보존될 경우 담장없애기 등의 정비를 거쳐 역사공간인 문화벨트를 조성한다는 것이 대구시의 복안이다.

▨고택매입 비용마련

대구시는 현재 공시지가로 이뤄지는 매입방식을 탈피, 상화고택 매입을 위한 현실적 감정을 실시하고 의회와 협의, 예산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시관계자는 "1900년대의 흔적을 제대로 유지해온 집주인의 입장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고택매입 관련, 지난해 구성된 이상화고택보존 운동본부도 20일 긴급 운영위원 모임을 갖고 지하철 참사로 그동안 중단됐던 고택 보존운동을 재개하고 매입기금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이날 모임에는 윤순영(분도기획 대표)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로 활약하다 지난해 9월부터 일본 동경대 객원 연구교수로 근무중인 이상규 경북대 교수가 일시 귀국해 향후 활동방향을 논의했다.

본부측은 기금모금을 위해 지난해 발간한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판매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본부측은 '상화시집 1권갖기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윤대표는 "그동안 9천200권의 상화시집을 펴냈으나 4천200권의 대금이 지하철 참사로 수금을 못했고 1천권은 판매되지 않아 기금마련이 부진하지만 시집판매 활동을 강화, 고택매입에 보탬을 줄 계획"이라 밝혔다.

▨고택보존 시민운동

지난해부터 고택보존 운동을 벌였던 운동본부측은 오는 6월 예정된 교통영향평가 결과를 지켜본 뒤 160여명의 운영위원 임시총회를 개최키로 했다.

지난해 100만인 서명운동을 벌였던 본부측은 현재 40만여명에 그친 서명운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이상규공동대표는 "상화고택 보존은 대구의 정신을 살리는 측면에서 이해하고 관심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본부측은 또한 8월 열리는 대구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때 내외국인들을 상대로 이상화 알리기운동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

한편 거리문화시민연대는 지난 18일 조성진 대표를 위원장으로 하는 '계산동 역사보존지구지키기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활동에 들어갔다.

위원회 측은 이번 주내 지역 100개단체 연대성명을 발표하고 다음주 전국 100개단체 연대성명을 내는 등 상화고택보존 활동에 들어갈 예정.

시민연대 권상구 사무국장은 대책위 활동방향을 △주상복합빌딩 교통영향평가 제지△6m 도시계획도로 전면폐기△상화고택의 우선 매입과 서상돈.이상정 고택에 대한 대책마련으로 정했다.

정인열기자 oxe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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