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운송사 벼랑끝 타협 계속

입력 2003-05-08 12:04:05

운송료 12% 인상 제안...노조원 찬반투표 계획

운송하역노조와 화물연대가 7일 오후 포항지역 9개 대형 운송사측과 협상에 들어가면서 조기에 타결되지 않을 경우 투쟁수위를 더욱 높이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양측간 벼랑끝 협상은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최대 쟁점인 운송료 인상률을 놓고 노조측은 30% 인상을 요구한 반면 운송사측은 각 회사별로 동결, 2%, 10% 등 입장과 방침이 엇갈려 타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다가 8일 오전 10시 30분쯤 포항지역 9개 대형 운송사들이 운송하역노조 화물연대측에 운송료 12% 인상안을 제시하면서 사태 해결의 가능성을 비췄다.

노조측은 이를 조합원 찬반투표에 붙이기로 하는 등 모두 13개 요구안에 대한 양측간 의견이 상당부분 접근해 사실상 10일째 계속돼 온 포항지역의 물류마비 사태가 빠르면 8일중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협상=노조측과 운송사는 7일 오후3시부터 8일 오전 11시 현재까지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에서 5차례의 정회와 속개를 번갈아가며 협상을 벌이고 있다. 운송료 인상률이 핵심이지만 운송사간, 운송사-노조간 편차가 너무 크다. 노조는 일관되게 30%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운송단가가 10년째 제자리 걸음을 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코 무리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에대해 삼안운수, 동국통운, 성우운수 등은 10%선 인상안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기사들의 타깃이 되고 있는 포스코 제품을 수송하는 5개 운송사는 협상초기 동결 내지는 2% 인상안을 내놓았다가 8일 오전 9시30분쯤 12% 인상안으로 수정 제시했고 이어 9개 대형 운송사들이 12% 인상안을 내놓아 상황이 급진전하고 있다.

◇현재상황=협상장 안에서 진통이 큰 만큼 바깥사정도 순탄치 않다. INI스틸의 경우 일부 수출물량이 수송되는 정도이고 나머지 업체들도 대리점과 소매상에서 5t 내외의 소형차를 직접 몰고와 철근 등 일부 철강재를 소량 싣고 나가는 정도다. 7일밤 폭우속에서 일부 물량을 출하한 포스코는 8일 오전부터 복귀차량이 다소 늘고 있으나 계획물량을 소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밝히고 있다. 화물연대 회원 등이 농성하고 있는 포항시 인덕동 냉천 둔치에는 8일 오전 현재에도 파업중인 기사 수백명이 모여 있다.

◇쟁점=협상의 최대 쟁점은 운송료 인상률이다. 또 포스코측이 전국운송하역노조위원장과 화물연대 포항지부장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부분의 취하요구도 주요 사안으로 대두할 조짐이다. 이밖에 노조와 화물연대는 운송사측이 화주(포스코 등)로부터 받는 운송료를 매월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사측은 '절대불가' 입장이어서 10개 요구사항 모두가 난제들이다.

또 7일 노조-운송사간 협상에 앞서 포스코, INI스틸,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주요 화주4사 대표들이 노사간 협상내용을 존중하고 향후 원만한 협상을 위해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과연 어느 정도선까지 양보하고 협조할 것인지는 또다른 논란거리다.

◇향후전망=현재 진행중인 협상의 타결여부는 사실상 운송료를 지급하는 포스코 등 화주들의 손에 달려 있다. 화주들이 운송료를 얼마나 인상하는가에 따라 운송사들이 지입차주들에게 올려줄 인상폭이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7일 오후부터 시작된 협상이 정회를 거듭하는 것도 이 부분과 직접 관련돼 있다.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화주-운송사간 운임료 인상협상이 먼저 타결된 뒤 운송사-노조간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병행하려다보니 더 힘이 든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운송하역노조는 포항에서 진행중인 협상과 별도로 경유가.통행료 인하 등을 골자로 하는 대정부 교섭이 결렬될 경우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화물연대까지 동참하는 운송하역노조 전체의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어 물류불안은 이달 내내 계속될 전망이다.

◈ 운송하역노조와 화물연대

▨운송하역노조와 화물연대= 이번 물류마비 사태를 주도하고 있는 단체는 '화물연대'다. 화물연대는 민주노총 전국운송하역노조의 산하단체로 노조의 정식 조합원이 아닌 준조합원 자격으로 가입돼 있다. 근로기준법과 노동조합법상의 해석에 따르면 노조원이 되려면 근로의 댓가로 임금을 받거나, 임금을 받아 생활하는 사람이이어야 하는데 지입차주인 화물연대 소속원들은 차량소유권이 있고 사업소득세를 내기 때문에 근로자보다는 사업주의 성격이 강하다.

이로 인해 노조의 형태로 운송하역노조에 가입할 수 없어 노조가 아닌 '연대'라는 명칭과 노조원이 아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행법은 골프장 경기도우미(캐디)도 같은 부류에 해당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포항지역에는 2천300대 가량의 화물차량이 9개 대형사를 비롯 운송회사에 소속돼 영업중이며 이중 1천400대 가량이 화물연대 소속이고 나머지 900대 가량은 화물노조에 소속돼 있거나 비노조원들이 운행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이상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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