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불안... '춘투' 최대 변수 될 듯

입력 2003-03-06 11:58:48

연초 물가불안이 올봄 노사간 임금.단체협상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달 하순부터 본격화될 임단협을 앞두고 노동계는 석유가격 및 공산품 가격 상승에 따른 임금인상 기대치를 한껏 높이고 있는 반면 사용자측은 오히려 물가불안을 이유로 임금인상을 대폭 낮출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포항공단내 대부분 중대형 사업장들과 구미공단 입주업체 중 70% 가량은 3, 4월 중 임단협을 위한 노사간 상견례 및 본교섭을 벌일 계획이다. 노동계는 일단 양대 노총이 제시한 11~13%대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키로 했으며, 사용자측은 경총의 가이드라인 4.3%를 기준점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사용자측은 물가변동이 워낙 심해 작년 경영실적과 올해 전망, 자금사정 등을 고려해도 개별협상안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포항공단 한 기업의 노사담당 간부는 "이라크 전쟁 위기 및 원유가 폭등, 4개월 연속 물가 상승 등 악재가 겹쳐 임단협 시기조차 아직 못 잡았다"며 "올해는 경기악화와 물가인상 등으로 협상에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구미공단 노동계는 작년에 임금부문에서 대폭 양보한 만큼 올해는 임금인상율을 반드시 관철시키기 위해 투쟁강도를 높일 태세다.

지난해 구미공단 평균 임금인상률은 4.5%(총액 기준)로 전국 평균 6.7%보다 2.2%포인트 낮았고, 전년도 6.5%에 비해서도 2%포인트 낮았다.

노동계도 물가불안이 협상진행의 최대 난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민주노총 포항시협의회 김용식(39) 교육선전부장은 "물가인상분을 얼마나 반영할지가 주요 변수"라며 "그러나 유가 및 물가상승에 따른 경기악화를 빌미로 임금인상폭을 낮추려는 사용자측의 의도는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포항시협의회는 5일 현재 금속노조 소속 8개를 비롯해 16개 사업장에서 파업을 결의했으며, 파업찬반 투표절차를 밟는 사업장이 점차 늘고 있다고 밝혔다. 구미의 경우도 공단내 근로자 100인 이상 업체 107개 중 73곳이 1/4분기 중 임단협을 마무리해야 하기 때문에 춘투를 앞둔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구미공단 노동계 관계자는 "임단협이 동시다발로 이뤄지면서 노조간 대규모 연대투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특히 지난해 장기파업을 겪은 오리온전기를 비롯, 코오롱 등 일부 화섬업계의 투쟁강도도 관심 사항"이라고 말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포항.박정출기자 jc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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