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법률시장 수임료 낮고 건수줄어 변호사들 보따리 싼다

입력 2003-01-24 10:34:01

변호사들이 대구를 떠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ㅈ변호사가 최근 서울에 사무실을 마련해 대구를 떠났고, ㅅ.ㅇ변호사도 다음달 서울로 옮겨 재개업하기 위해 사무실을 찾고 있는 중이다.

또다른 변호사 2명은 상대적으로 수임 여건이 더 좋은 서울 등 수도권으로의 사무실 이전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작년에는 대구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4명이 서울.울산 등으로 옮겨 재개업했다.

이같은 변호사들의 탈대구 현상은 전국에서 변호사 수임 건수.수임료가 가장 적어 활동 여건이 가장 나쁠 뿐 아니라 사법시험 합격자 1천명 시대를 맞아 법률시장 여건도 갈수록 악화되기 때문이라는 것.

대구변호사회 관계자는 "전에도 대구의 변호사들이 간혹 다른 시.도로 옮겨가는 경우가 있었으나 대부분 수임 여건보다는 개인적 사정 때문이었다"며, "3, 4년 전부터 수임 여건이 이유가 된 전출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또 이런 대구 이탈 현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전망했다.

대구변호사회 소속 변호사는 293명으로 서울.수원 다음으로 많다.

부산은 대구보다 인구가 130여만명 더 많지만 변호사는 270명에 불과하다.

또 건당 평균 수임료는 150만~200만원선으로 서울.부산 등의 300만원선에 훨씬 못미친다고 관계자가 전했다.

더욱이 대구지역 변호사 1인당 월 평균 수임(민사 소액사건 포함) 건수는 1997년 10.9건에서 2001년 8건으로 감소한 뒤 작년에는 7건 이하로 격감했다.

심지어 수임 건수가 월 평균 2건 이하인 변호사도 2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내 한 변호사는 "인건비.사무실비 등을 마련치 못해 빚을 내 충당하는 변호사가 적잖다"며, "올해 사법연수원 졸업자가 800여명에 이르고 내년부터는 매년 1천여명씩이나 쏟아져 나올 예정이어서 지역 법률시장 상황은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따라 법조계 관계자는 "법률 서비스 개선과 열악한 수임 여건 등 상황을 돌파할 수 있기 위해서는 역내 변호사들도 민사.행정.부동산.손해배상 등 분야별로 전문화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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