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큰눈 곳곳 교통통제

입력 2003-01-23 17:05:30

대구에 9년만의 큰 눈이 내리자 23일 오전 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시내버스.택시 등의 결행이 많아져 출근길 지각사태가 빚어지는가 하면, 시외버스.항공기 등도 결항돼 많은 시민들의 발이 묶였다. 그러나 사실상의 자연재해 상황인데도 대구시 및 구군청들의 대응은 미약해 시민들의 비난이 잇따랐다.

대구시내에서는 눈때문에 가창 헐티재 등 10개 구간의 통행이 금지됐으며, 시내버스는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배차 간격이 벌어지거나 결행이 잦았고 상당수 택시들도 운행을 포기했다. 이때문에 23일 새벽부터 대구시 대중교통과에는 앞산, 논공공단 진입로, 동화사~갓바위, 황금삼거리~지산삼거리 등 구간에서의 시내버스 운행 여부를 묻는 전화가 폭주했다.

신암동 신한택시 관계자는 택시기사 중 8명이 출근을 않았다고 했고, 개인택시들의 운행도 크게 감소했다. 서부.북부.동부 시외버스정류장에서는 22일 밤부터 지연 도착이 잇따랐고 23일에는 상당수 노선이 운행을 못했다. 서부정류장 경우 23일 오전까지도 전라도 방향 노선차량만 운행을 계속했으며, 북부정류장에서는 상주.단양 방면 등 15개 구간 버스 정상운행이 불가능했다.

시민들의 지각사태도 잇따라 김정용(32.대구 범어동)씨는 "40분이 넘도록 버스.택시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했고, 회사원 노기화(41.용산동)씨는 "겨우 탄 버스가 한 네거리에서 우회전하는데만 3, 4차례 신호를 기다리는 등 시간이 평소의 두 배나 걸렸다"고 했다. 자동차 사고도 잇따라, 22일 밤 9시55분쯤 대구 읍내동 읍내시장 앞길에서 3중 추돌사고가 나는 등 대구시내 전체에서 이날 밤부터 23일 오전까지 100건이 넘는 사고가 발생했다.

활주로가 얼어 붙으면서 항공로도 막혀 대한항공 경우 23일 오전 7시 출발 예정이던 대구발 김포행, 8시 대구발 제주행 여객기가 결항됐고, 오전 7시 김포발 대구행 여객기는 운항이 1시간30분 지연됐다. 8시30분 김포행 여객기도 35분 지연 출발했다. 아시아나도 오전 8시30분 대구발 제주행, 9시 김포행 여객기가 결항됐으며, 대구에 8시 20분 도착 예정이던 김포발 항공편도 결항됐다. 한편 대구시내 구.군청 및 경찰은 22일 오후부터 비상을 발령, 제설작업에 나서고 교통 통제에 들어갔지만 대부분 시가지 도로조차 완전한 소통에는 이르지 못했다.

◈ 경북지역 도로 36곳 통제

영천 16.7cm를 비롯해 경북 도내에 평균 9.1cm의 적설량을 보인 가운데 23일 오전 9시 현재 도내 국도 및 지방도 등 36곳의 교통이 통제됐다. 특히 22일 밤부터 도내 곳곳의 차량 통행이 제한됨에 따라 성주.고령 등 일부 군지역의 경우 인근 시지역에서 출퇴근하는 회사원들의 발길이 묶여 숙박업소들이 때아닌 호황을 누렸으며, 지역별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곳도 잇따랐다.

도로가 통제된 곳은 청도의 경우 각북면 오산마을 입구에서 헐티재 정상까지 902번 지방도를 비롯해 4곳, 김천 5곳, 성주.고령.경주 각 3곳, 칠곡.군위.영천.영양 각 2곳, 경산 4곳, 구미.예천.봉화.울진.청송.의성.영덕 각 1곳이다. 시.군을 잇는 시외버스는 물론 오지노선 시내버스도 통행도 제한돼 출퇴근길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경부고속도로 경산에서 건천간 양방향도 22일 오후 5시부터 도로가 얼어붙어 극심한 정체를 보였고, 구마고속도로 달성터널에서 화원간 대구쪽 도로도 23일 새벽 3시부터 도로 결빙으로 거북이 운행을 했다.

23일 오전 7시를 기해 동해해상에 폭풍주의보가 발효돼 포항과 울릉도를 오가는 여객선 운항이 전면 중단됐으며, 15t 미만의 소형 어선들도 출어를 포기한 채 항구에 머물러 있다. 포항공항도 22일 오후 4시부터 포항발 서울행 아시아나 8340편이 결항된 것을 시작으로 23일 오전 10시까지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눈이 쌓이면서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농가 피해도 잇따랐으나 아직 정확한 피해규모가 집계되지 않고 있다. 고령지역 딸기재배 농민들은 비닐하우스 윗부분의 눈을 치우느라 진땀을 흘렸으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22일 밤을 넘기며 대부분 제설을 포기해 비닐하우스가 무너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국도유지건설사무소와 시.군들은 22일 저녁부터 제설차와 덤프트럭, 그레이더 등 중장비를 동원해 염화칼슘을 뿌리는 등 제설작업에 나섰으나 밤새 기온이 떨어지며 도로가 얼어붙고, 제설구간이 워낙 길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빙판길로 변한 도로 탓에 경북에선 간밤에 60여건의 크고작은 교통사고가 발생, 1명이 숨지고 60여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 이모저모

경북지역에 내린 평균 9cm 가량의 눈으로 인해 곳곳의 교통이 마비됐다. 23일 새벽 6시 대설주의보는 해제됐지만 도로는 얼어붙은 채 차량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교통사고도 잇따랐고, 시외버스도 단축운행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영천은 23일 오전까지 16.7cm의 적설량을 기록, 지난 93년 3일간 계속 18.4cm의 눈이 내린 후 10년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그러나 영천 지역에서 하루만에 16cm가 넘는 눈이 내린 것은 지난 71년 이후 처음이다. 23일 오전 눈이 그치고 쌓인 눈이 얼어붙으면서 시내 인도와 도로가 빙판길이 돼 대중교통을 제외한 대부분 차량 통행이 끊겼으며 체인을 감은 차량들도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23일 오전까지 1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3명이 다쳤다. 영천시와 경찰은 23일 오전9시 현재 영천 북안면~청도 마일재, 고경면~경주 남사재, 신녕면~의성 갑령재, 신녕면~군위 봉화재, 화북면~청송 노귀재 5개 구간의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이들 구간은 제설작업이 완료되는 23일 오후 늦게부터 통행이 재개될 예정이다.

영천.서종일기자 jiseo@imaeil.com

○…용암면 15cm를 비롯 평균 13.8cm의 눈이 내린 성주군의 경우 수륜면 신파리~합천 가야면, 용암 용정리~고령 운수면 등 지방도 4곳의 차량이 통제됐다. 성주군은 23일부터 폭설이 예고되자 공무원들이 비상대기한 가운데 특히 참외 비닐하우스 붕괴 피해를 우려, 읍.면 직원을 동원해 밤늦도록 눈털기작업을 펼쳐 큰 피해를 막았다.

성주.박용우기자 ywpark@imaeil.com

○…영주 8.2Cm, 봉화 6.6Cm로 비교적 적은 적설량을 기록했으나 봉화군 명호면과 법전면을 잇는 국도 35호선 삼동재 구간이 23일 오전 8시 현재까지 교통이 두절되는 등 국.지방도 대부분이 빙판길을 이뤄 차량 통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22일 저녁에는 고갯길 입구마다 운전을 포기한 차량들이 즐비하게 주차되기도 했다. 특히 경북 북부지역의 최대 교통량을 기록하는 안동∼영주간 국도 5호선 영주시 평은면 오은2리 예고갯길 전 구간이 제설작업 부진으로 22일 저녁부터 23일 아침까지 차량 통행이 끊어지는 등 운전자들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영주.권동순기자 pinoky@imaeil.com

○…청송에는 평균 13.9cm의 눈이 내려 오지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되고 국도 34호선인 청송군 진보면 가랫재(청송 진보~안동)와 황장재(청송 진보~영덕단), 국도 35호선 노귀재(청송 현서~영천간), 국도 31호선 삼자현재(청송 현동~부남간), 지방도 914호선 청송~안동 길안면이 22일 오후 5시부터 23일 오전 9시 현재 완전두절됐다. 현재 제설차 3대, 간이제설차 16대, 트렉터 12대와 지역주민을 비롯해 공무원 등 600여명이 동원돼 23일 오후쯤 소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의흥면 16cm를 비롯해 평균 14cm의 눈이 내린 군위지역은 국도28호인 군위군 고로면 화수 삼거리에서 갑령제까지 5km와 부계면 남산리에서 칠곡군 동면면 기성리 까지 12km구간의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21일 오후부터 많은 눈이 내리자 국.지방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추돌사고가 잇따랐고, 퇴근시간이 되자 직장인과 공무원들은 서둘러 귀가해 지역내 상가들은 초저녁부터 적막감에 휩싸였다.

군위.정창구기자 jungcg@imaeil.com

○…예천에서는 오지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되고 예천군 상리면에서 충북 단양간(지방도) 저수령이 22일 오후 1시부터 23일 오전 9시 현재까지 완전 두절됐다.

예천.권광남기자 kwonkn@imaeil.com

○…포항시내 도로 곳곳이 결빙돼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반복했으며, 기북면 성법리 지방도와 죽장면, 청하면 등 도로 20km 구간이 통제되고 있다. 평균 10cm의 눈이 내린 영덕은 안동방향 34번 국도 통행이 새벽 1시부터 완전 통제됐으며, 앞서 22일 밤 7시30분쯤엔 영해면 원구2리 앞 도로에서 1t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교통사고가 발생, 전모(38.영덕군 오천리)씨가 숨졌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imaeil.com

○…고령에 내린 15~20㎝의 기록적인 적설로 곳곳에 교통두절과 비닐하우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금산재(고령읍 장기리)와 지릿재(쌍림면 합가리)가 22일 오후 5시부터 통행이 제한됐으나 금산재는 23일 오전 6시 재설작업으로 통행이 재개되고 지릿재는 경남 합천군의 재설작업이 늦어 통행이 두절되고 있다.

고령.김인탁기자 kit@imaeil.com

○…춘산 17.5cm를 비롯 평균 14cm의 눈이 내린 의성지역에는 곳곳에서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 20여대가 정비공장으로 견인됐다. 중앙고속도로도 22일 오후부터 23일 오전까지 5건의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 1명이 다쳤다. 특히 의성읍~점곡구간(914호 지방도) 한티재, 의성읍∼안평구간(912호 지방도) 윗재 등은 오전내내 통행이 두절됐으며, 5번 국도 봉양~의성읍은 대구국도유지사무소의 제설작업 늑장으로 출근길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의성.이희대기자 hdlee@imaeil.com

○…거창지방에는 23.2cm의 눈이 내려 시내.외 전구간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시내는 물론, 88고속도로를 비롯 김천.부산 등 시외 전 구간도 차량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거창.조기원기자 cho1954@imaeil.com

○…합천 가야.야로면 일대는 최고 19.5cm의 눈이 내렸다. 합천에서 고령.거창.진주.창녕으로 연결되는 국도 24, 33호선 등은 부분 통제를 하고 있으며 가야 야천 삼거리~성주군 백운동, 율곡면 지릿재 등은 22일 오후 7시30분부터 완전 통제했다. 22일 오후 5시부터는 해인사 입구가 통제되고 월동장비를 갖춘 차량만 통과시켜 거창, 함양을 향하는 정규버스 3대가 발이 묶였다. 합천.

정광효 기자 khjeong@imaeil.com

○…평균 16cm의 눈이 내린 경산에는 22일 오후 3시35분부터 남천 소백~상대온천간 도로가 통제된 것을 시작으로 국도 25호선 남천 하도리~청도 군계간 남성현재, 지방도 용성 부제리~청도 군계, 용성 부제리~용성 육동, 와촌 신한삼거리~갓바위, 신한 삼거리~대구 시계간 등 6곳이 강설과 결빙으로 통제되고 있다. 또 결빙으로 많은 시민들이 차량을 집에 두고 나오는 바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버스, 택시승강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북새통을 이뤘으나 대중교통들도 길이 미끄러워 제때 도착하지 않아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imaeil.com

○…울진 등 경북 동해안에 22일 오후부터 연이틀 눈이 내려 산간도로의 차량운행이 통제됐다. 울진지역은 평균 3.3cm의 적설량으로 그다지 많은 눈은 내리지 않았으나 기온이 크게 떨어져 도로가 결빙되면서 밤 10시30분부터 울진 온정~영양을 잇는 88번 국도 구주령 구간의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imaeil.com

○…영양지역에는 수비면 12.5cm 등 평균 6.3cm의 눈이 내려 수비~백암간 국도 88호선이 22일 밤 10시쯤부터 차량통행이 중단됐다. 또 무창~영해간 지방도 917호선과 무창~양구간 지방도 911호선, 영양~청기간 군도4호선도 교통이 끊겼다.

영양.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김천지방에는 평균 11.9cm의 눈이 내려 김천시 대덕면 관기~덕산리간 국도 3호선 덕산재 및 대덕면 국도 30호선 우드릉재와 부항면 지방도 1089호선 삼도봉터널 및 지례면 여배리~증산면 유성리간 지방도 903호선 속수재 등에서 제한통행이 실시되고 있다. 23일 오전중에 정상통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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