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에 입원 중 지난 14일 복막투석을 받으러 가던 김승욱(43)씨의 얼굴은 어둡게 굳어 있었다.
이 병원으로 통원치료 받으러 다니는 아들(12.초교5년)의 상태가 밤새 악화됐다는 소식을 막 들은 것.
아들은 일년 전에 희귀성 췌장염 진단을 받았다.
음식을 먹은 뒤 배가 아프다며 뒹굴어도 3, 4일 지나면 괜찮아지곤 했고 워낙 희귀한 병이라 서울대병원까지 가서야 병 이름이나마 알게 됐다는 것. 아들은 7월에 췌장 일부 절제 수술을 받았지만 의사의 말은 절망적이었다.
"특별한 치료약이 없습니다.
췌장 기능이 저절로 활성화되기만 바랄 뿐입니다". 췌장 기능이 상실되다시피한 아들에겐 소화액이 분비되지 않아 소량의 탄수화물만 겨우 삼킬 수 있을 정도이다.
아들의 병이 밝혀진 뒤 아버지의 몸 상태도 눈에 띄게 악화됐다.
간호를 위해 밤낮 뛰어다니던 중 당뇨 증세까지 겹쳐 신발에 발이 들어가지 않을 정도로 온 몸이 부어올랐다.
경북도 팔공산 공원관리사무소 시설 담당(6급)인 김씨는 이미 7년 전에 신부전 판정을 받아 놓고 있던 중이었다.
김씨조차 직장에 병가를 낸 지 벌써 아홉달, 그리고 지난달 30일 아침 김씨는 병원 응급실로 실려와야 했다.
신장 한쪽은 완전히 기능을 잃었고 나머지 한쪽 기능도 10% 이하인 상태. 6시간마다 복막투석을 받아야 한다.
가족들이 이러니 집안이라고 성할 수 없는 일. 아내(40)는 푼돈이라도 벌려고 일년째 파트타임 우편집배원으로 아르바이트 하고 있다.
모아놨던 돈은 아들 수술비로 이미 다 들어갔고 김씨 부자의 병원비로 매달 100만원이나 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 6시간 발품 팔아 받는 돈은 2만원 가량. 다행히 여동생 신장 이식 가능성이 엿보이긴 하지만, 그 수술비는 아직 엄두도 못내고 있다.
아들과 손자의 병고와 그로인해 기우는 가세를 지켜봐야 하는 할머니(68)는 "내가 대신 아플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했다.
"아들도 외동, 손자도 외동입니다.
이 일을 어쩝니까? 애들 사진만이라도 신문에 싣지 말아 주십시요. 그 일로 밤새 잠을 못이뤘습니다".
딱한 소식을 들은 경상북도청 공무원들은 기획관리실을 중심으로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
053)767-6809(김승욱씨 집).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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