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비닐하우스 붕괴우려 눈털기 '밤샘'

입력 2003-01-23 17:29:39

대구·경북지역에 내린 평균 9cm 가량의 눈으로 인해 곳곳의 교통이 마비됐다.

23일 새벽 6시 대설주의보는 해제됐지만 도로는 얼어붙은 채 차량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교통사고도 잇따랐고, 시외버스도 단축운행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갑령재 등 차량통제

○...영천은 23일 오전까지 16.7cm의 적설량을 기록, 지난 93년 3일간 계속 18.4cm의 눈이 내린 후 10년만에 가장 많은 눈이 내렸다.

그러나 영천 지역에서 하루만에 16cm가 넘는 눈이 내린 것은 지난 71년 이후 처음이다.

23일 오전 눈이 그치고 쌓인 눈이 얼어붙으면서 시내 인도와 도로가 빙판길이 돼 대중교통을 제외한 대부분 차량 통행이 끊겼으며 체인을 감은 차량들도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23일 오전까지 1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 3명이 다쳤다.

영천시와 경찰은 23일 오전9시 현재 영천 북안면~청도 마일재, 고경면~경주 남사재, 신녕면~의성 갑령재, 신녕면~군위 봉화재, 화북면~청송 노귀재 5개 구간의 차량 통행을 통제했다.

이들 구간은 제설작업이 완료되는 23일 오후 늦게부터 통행이 재개될 예정이다.

○...용암면 15cm를 비롯 평균 13.8cm의 눈이 내린 성주군의 경우 수륜면 신파리~합천 가야면, 용암 용정리~고령 운수면 등 지방도 4곳의 차량이 통제됐다.

성주군은 23일부터 폭설이 예고되자 공무원들이 비상대기한 가운데 특히 참외 비닐하우스 붕괴 피해를 우려, 읍·면 직원을 동원해 밤늦도록 눈털기작업을 펼쳐 큰 피해를 막았다.

○...영주 8.2cm, 봉화 6.6cm로 비교적 적은 적설량을 기록했으나 봉화군 명호면과 법전면을 잇는 국도 35호선 삼동재 구간이 23일 오전 8시 현재까지 교통이 두절되는 등 국·지방도 대부분이 빙판길을 이뤄 차량 통행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다.

22일 저녁에는 고갯길 입구마다 운전을 포기한 차량들이 즐비하게 주차되기도 했다.

특히 경북 북부지역의 최대 교통량을 기록하는 안동∼영주간 국도 5호선 영주시 평은면 오은2리 예고갯길 전 구간이 제설작업 부진으로 22일 저녁부터 23일 아침까지 차량 통행이 끊어지는 등 운전자들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노귀재 등 내일 소통가능

○...청송에는 평균 13.9cm의 눈이 내려 오지를 운행하는 시내버스 운행이 중단되고 국도 34호선인 청송군 진보면 가랫재(청송 진보~안동)와 황장재(청송 진보~영덕단), 국도 35호선 노귀재(청송 현서~영천간), 국도 31호선 삼자현재(청송 현동~부남간), 지방도 914호선 청송~안동 길안면이 22일 오후 5시부터 23일 오전 9시 현재 완전두절됐다.

현재 제설차 3대, 간이제설차 16대, 트랙터 12대와 지역주민을 비롯해 공무원 등 600여명이 동원돼 23일 오후쯤 소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국도28호 부분통제

○...의흥면 16cm를 비롯해 평균 14cm의 눈이 내린 군위지역은 국도28호인 군위군 고로면 화수 삼거리에서 갑령재까지 5km와 부계면 남산리에서 칠곡군 동면면 기성리까지 12km구간의 차량 통행을 통제하고 있다.

21일 오후부터 많은 눈이 내리자 국·지방도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추돌사고가 잇따랐고, 퇴근시간이 되자 직장인과 공무원들은 서둘러 귀가해 지역내 상가들은 초저녁부터 적막감에 휩싸였다.

◈눈길 교통사고 1명 사망

○...포항시내 도로 곳곳이 결빙돼 차량들이 거북이 운행을 반복했으며, 기북면 성법리 지방도와 죽장면, 청하면 등 도로 20km 구간이 통제되고 있다.

평균 10cm의 눈이 내린 영덕은 안동방향 34번 국도 통행이 새벽 1시부터 완전 통제됐으며, 앞서 22일 밤 7시30분쯤엔 영해면 원구2리 앞 도로에서 1t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교통사고가 발생, 전모(38·영덕군 오천리)씨가 숨졌다.

◈비닐하우스 피해 속출

○...고령에 내린 15~20㎝의 기록적인 적설로 곳곳에 교통두절과 비닐하우스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금산재(고령읍 장기리)와 지릿재(쌍림면 합가리)가 22일 오후 5시부터 통행이 제한됐으나 금산재는 23일 오전 6시 제설작업으로 통행이 재개되고 지릿재는 경남 합천군의 제설작업이 늦어 통행이 두절되고 있다.

○...춘산 17.5cm를 비롯 평균 14cm의 눈이 내린 의성지역에는 곳곳에서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 20여대가 정비공장으로 견인됐다.

중앙고속도로도 22일 오후부터 23일 오전까지 5건의 눈길 교통사고가 발생, 1명이 다쳤다.

특히 의성읍~점곡구간(914호 지방도) 한티재, 의성읍∼안평구간(912호 지방도) 윗재 등은 오전내내 통행이 두절됐으며, 5번 국도 봉양~의성읍은 대구국도유지사무소의 제설작업 늑장으로 출근길 운전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시내외 전구간 교통통제

○...거창지방에는 23·2cm의 눈이 내려 시내·외 전구간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시내는 물론, 88고속도로를 비롯 김천·부산 등 시외 전 구간도 차량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거창, 함양행 버스 결행

○...합천 가야·야로면 일대는 최고 19.5cm의 눈이 내렸다.

합천에서 고령·거창·진주·창녕으로 연결되는 국도 24, 33호선 등은 부분 통제를 하고 있으며 가야 야천 삼거리~성주군 백운동, 율곡면 지릿재 등은 22일 오후 7시30분부터 완전 통제했다.

22일 오후 5시부터는 해인사 입구가 통제되고 월동장비를 갖춘 차량만 통과시켜 거창, 함양을 향하는 정규버스 3대가 발이 묶였다.

○...평균 16cm의 눈이 내린 경산에는 22일 오후 3시35분부터 남천 소백~상대온천간 도로가 통제된 것을 시작으로 국도 25호선 남천 하도리~청도 군계간 남성현재, 지방도 용성 부제리~청도 군계, 용성 부제리~용성 육동, 와촌 신한삼거리~갓바위, 신한 삼거리~대구 시계간 등 6곳이 강설과 결빙으로 통제되고 있다.

또 결빙으로 많은 시민들이 차량을 집에 두고 나오는 바람에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버스, 택시승강장에는 많은 시민들이 북새통을 이뤘으나 대중교통들도 길이 미끄러워 제때 도착하지 않아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울진 등 경북 동해안에 22일 오후부터 연이틀 눈이 내려 산간도로의 차량운행이 통제됐다.

울진지역은 평균 3.3cm의 적설량으로 그다지 많은 눈은 내리지 않았으나 기온이 크게 떨어져 도로가 결빙되면서 밤 10시30분부터 울진 온정~영양을 잇는 88번 국도 구주령 구간의 차량 운행이 전면 통제되고 있다.

○...영양지역에는 수비면 12.5cm 등 평균 6.3cm의 눈이 내려 수비~백암간 국도 88호선이 22일 밤 10시쯤부터 차량통행이 중단됐다.

또 무창~영해간 지방도 917호선과 무창~양구간 지방도 911호선, 영양~청기간 군도4호선도 교통이 끊겼다.

○...김천지방에는 평균 11.9cm의 눈이 내려 김천시 대덕면 관기~덕산리간 국도 3호선 덕산재 및 대덕면 국도 30호선 우드릉재와 부항면 지방도 1089호선 삼도봉터널 및 지례면 여배리~증산면 유성리간 지방도 903호선 속수재 등에서 제한통행이 실시되고 있다.

23일 오전중에 정상통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모래조차도 안뿌려

○...22일과 23일 새벽 내린 눈으로 안동과 북부지역을 잇는 시외버스 구간 곳곳이 결행되거나 단축 운행되고 있다.

23일 오전 8시 현재 안동~청송, 안동~수비구간이 결행되고 있으며, 안동~태백은 봉화 춘양면까지, 안동~제천은 충북 단양까지 단축운행 되고 있다.

고속도로를 경유하는 안동~동서울, 안동~대구 구간은 정상운행되고 있으나 소요시간이 평시보다 2배 가량 지체되고 있다.

안동시의 제설 방제대책이 엉망이다.

안동시는 본격적으로 눈이 내린 22일 오후 재해상황실을 가동했으나 현장 대책은 소홀하기 짝이 없었다.

22일 저녁부터 시내 주요 간선도로 비탈면에 눈이 얼어 붙어 차량소통이 마비되다시피했으나 제설작업은 고사하고 모래도 제대로 뿌리지 않았다.

읍·면의 대처는 더욱 허술해 도로 불통으로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랐지만 대부분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고 일부 면사무소에는 비상연락망조차 가동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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