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새벽 0시6분 역무원이 열차 도착을 알리는 큰 원을 그려 수신호를 보내자 플랫폼 저편에서 부산발 서울행 제266호 무궁화 열차가 기적을 울리며 진입, 대구역 민자역사의 새시대를 알렸다.
열차를 기다리는 60여명의 승객들은 1994년 착공해 10여년간의 공사를 거쳐 새로 모습을 드러낸 민자역사 출범 순간을 지켜봤고, 열차에서 내린 50여명은 출구를 통과해 시가지로 나오며 새 역사의 장관을 감상하느라 분주했다. 1천여평에 이르는 3층 대합실에는 심야인데도 20여명의 시민들이 나와 유리 천장 위로 펼쳐진 밤하늘을 바라보거나 각종 시설들을 둘러봤다.
대구민자역사 최초 이용객인 이순이(52.여.대구 칠성2가)씨는 "부산 친정 나들이 차 대구역을 자주 이용해 왔다"며, "지금 확장공사 중인 부산역보다는 규모가 작지만 시설은 뒤지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백화점까지 있어 쇼핑하기 수월해졌지만 주변 교통 사정이 나빠질까 걱정된다"고 했다.
김도현(57.대구 남산동)씨는 "넓은 대합실과 각종 편의시설을 갖춘 첨단역사의 모습을 갖춰 대구에 또하나의 명물이 탄생했다"고 했다. 김종훈 역장은 "대구역은 지난 90년간 대구시민은 물론이고 영남인들의 관문 구실을 하며 많은 애환을 쌓아온 의미깊은 곳"이라며 "대구역 민자역사는 고속철 개통으로 새마을.무궁화호 등 전국을 잇는 일반 열차의 중추 기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17일 0시를 기해 새 역사에서 모든 업무가 시작됨으로써 지난 2년11개월간 시민회관 옆으로 옮겨져 운영됐던 임시역사는 이날 새벽 4시 문을 닫았다. 또 조만간 철거되고 그 자리에서는 고속철용 전철화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그러나 대구역사 이전과 관련한 안내게시판 설치 등 시민홍보가 제대로 안돼 17일 새벽엔 상당수 시민들이 임시역사 자리로 갔다가 부랴부랴 새 역사로 발길을 돌리는 등 혼란을 겪었다. 또 백화점 공사가 덜 끝나 여기저기 공사 자재들이 널려 있는데다, 지하철 연결로가 완공되지 않아 지하철을 타려는 승객들은 3층 대합실을 통해 역사 밖으로 나가 200여m를 걸어가야 하는 등 불편도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최두성기자 dschoi@imaeil.com
전창훈기자 apolonj@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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