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아파트)은 기계다'라는 건축가 르 코르뷔제의 말은 옛말이 됐다.
아파트는 지금 '과학'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인의 50%가 거주하는 아파트는 어디까지 와 있을까. 초고층(30층)과 최첨단 시스템을 내세우며 2001년 분양 당시부터 화제를 모았던 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롯데 캐슬. 2004년 입주예정인 이 아파트를 통해 아파트 시설의 현주소와 미래를 들여다보자.
이 아파트의 15층 이상에 사는 주부들은 통유리 너머로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아침을 연다.
아이들과 남편을 학교와 직장으로 보낸 후 주부들은 중앙 집진식 진공 청소기를 이용, 힘들이지 않고 청소를 마친다.
중앙 집진식 청소기는 커다란 청소기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 대신 빗자루 크기의 흡입구만 들고 다니면 된다.
샤워를 하는 동안 집으로 찾아오는 손님을 확인하고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 수 있다.
욕실 전용 컬러 액정 TV폰 덕분이다.
물론 이 장치로 아침 드라마를 시청할 수도 있다.
외출 준비를 마친 후 웹패드를 켠다.
웹패드는 노트북 절반 크기로 단지 내 생활시설을 검색할 수 있는 휴대용 컴퓨터. 단지 내 헬스장, 골프 연습장, 키즈 랜드 등의 상황을 점검하고 빈자리 여부를 알 수 있다.
외출 시 엘리베이터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현관에서 엘리베이트 콜 버튼을 누른 후 옷매무새를 점검하고 신발을 신는 동안 엘리베이터가 도착한다.
현관 입구에는 또 하나의 단추가 있어 집안에 켜진 모든 전등을 끄고 가스를 차단할 수 있다.
운동을 마친 후에는 걸어서 2, 3분 거리인 대형 쇼핑센터를 찾는다.
쇼핑을 즐기는 동안 집안의 각종 전기제품을 웹패드로 점검, 조작할 수 있다.
쇼핑한 야채를 거실 바닥에 내려놓아도 걱정 없다.
천장과 바닥 부에 첨단 자동 배기 시스템이 알아서 실내공기를 바꾸고 잘 보이지 않는 흙먼지를 제거한다.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쿵쾅 소리를 내며 뛰거나 피아노를 쳐도 아래층에 들리지 않는다.
층간소음 방지 설비가 있기 때문이다.
잠자기 전 베란다 문을 잠갔는지 어디 창문을 열어둔 곳은 없는지 걱정할 필요도 없다.
맨 위층과 맨 아래층에 센스가 부착돼 누군가 아파트 외벽 침투를 시도하면 즉시 전문경비 업체 직원이 출동한다.
한국판 베버리 힐스라 불리는 서울 도곡동의 타워 팰리스는 이와 유사한 첨단 시스템에 HAS(Home Automation System)터치 스크린까지 설치했다.
이 스크린을 통해 도곡동 주변 교통상황과 오늘의 날씨, 그리고 주요 뉴스까지 확인할 수 있다.
HAS를 이용하면 단지 내 놀이방에서 놀고 있는 자녀의 움직임까지 확인할 수 있다.
롯데 캐슬 단지는 전체가 하나의 공원처럼 꾸며진다.
전체 주차 면적 중 7%만 장애인과 급한 용무를 위해 지상층에 둔다.
주차장을 지하로 내몬 뒤 지상엔 헬스 스퀘어, 아이들을 위한 EQ 파크, 영 스트리트, 배드민턴장, 센트럴 가든, 드림파크, 휴게 공원 등 각종 테마 공원을 꾸민다.
아파트가 삭막한 회색공간에서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셈이다.
롯데 캐슬은 물론이고 입주를 시작한 만촌동 메트로팔레스 등 최근 대구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대개 중앙 정수시스템, 통합 인터넷망, 각 동 1층의 프런트식 관리를 통한 경비강화, 디지털 도어 록, 무인경비 시스템 등이 설치돼 있다.
향후 대구 지역에 새로 지어질 대규모 아파트들도 롯데 캐슬과 비슷한 수준의 첨단 아파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두진기자 earful@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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