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건강2080-신경치료

입력 2002-12-10 14:12:00

"선생님, 이가 아파요. 신경을 좀 죽여주세요". 치과에서 흔히 듣게 되는 환자들의 하소연이다.

치아에는 인체의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미세한 혈관과 수많은 신경가지들이 모여 있다. 이 신경가지들에 의해 차거나 뜨거운 감각, 통증을 느끼게 된다. 치아내 신경·혈관 등은 다른 부위와 달리 단단한 조직 안에 갇혀 있다. 이 때문에 치아 속에 염증이 생겨도 다른 부위처럼 쉽게 회복되지 않고 치아 내부의 압력이 조금만 높아져도 그 압력이나 염증 물질이 빠져나가거나 회복되지 않고 병으로 진행된다.

치아 내 염증을 일으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이다. 충치가 심해 신경까지 감염된 경우, 치아가 깨져 신경이 노출된 경우, 치아에 미세한 금이 있거나 임시 충전물이 탈락된 상태로 방치된 경우, 치아가 심하게 닳은 경우, 잇몸 질환 등으로 신경이 손상된 경우 등이다. 염증이 생기면 차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을 때 통증이 따르고 어느 치아가 아픈지 모르게 욱신거린다. 밤에 통증이 더 심하며 진통제를 먹어도 잘 듣지 않는다. 이럴 때는 빨리 신경치료를 해야 한다.

신경치료의 목적은 치아를 살리는데 있다. 신경치료는 단순히 치아 속의 신경을 죽이는 것이 아니다. 감염되고 염증이 생긴 부위를 없애고 신경관을 깨끗이 충전하는 것이다. 치아 안은 그물처럼 얽힌 신경과 혈관의 통로인데 병적인 상태가 됐을 경우 이런 신경, 혈관조직을 모두 치아 밖으로 제거해 줘야 한다. 이런 미세조직들을 완벽하게 없애는데는 많은 노력과 시간이 든다. 환자들의 인내가 필요할 때도 있다.

염증이 치아 뿌리 주위까지 번졌을 경우에는 신경치료를 받은 뒤 6개월 이상 지나야 조직이 치유된다. 따라서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는 완치될 때까지 씹을 때 딱딱한 물체를 씹는듯한 느낌을 받는다.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는 부서지지 않고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보철치료를 해 주는 게 좋다.

김교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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