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장 열을 올린 사업 중에 하나는 단연 인터넷 보급운동일 것이다. 덕택에 우리나라는 지난 10월말까지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1천만명을 돌파했고, 실제로 인터넷을 사용할 줄 아는 인구는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인 2천만명을 훌쩍 넘었다.
그래서 지난 6일에 정부는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1천만명 돌파 기념식'까지 열었다. 왜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이런 따위의 숫자놀음을 두고 기념식까지 치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늘 의아해 해왔지만, 어쨌든 99년도에 37만명에 불과하던 인터넷 가입자 수가 올 10월에 1천만명이 되었고, 전국의 모든 읍을 포함하여 면 단위 지역에도 98%가 보급되었다니 수치상으로만 따진다면 세계 제일의 정보강국임에 틀림없는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양이 아니라 질이다. 인터넷을 흔히 '정보의 바다'라고 부른다. 그런데 정작 그 무한한 정보의 바다에서 우리나라의 1천만 인터넷 회선을 통하여, 2천만명의 네티즌들이 건져 올리는 정보들이란 게 대체 뭔가 말이다.
올 3월 정보통신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초등학생 84%, 중고등학생 91.3%, 대학생 93%, 성인의 57%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네티즌들이지만 그들이 이용하는 정보내역을 살펴보면 학생들의 경우 거의가 인터넷 게임, 채팅, 음란물에 빠져 있고, 성인들의 경우도 인터넷 사용 시간의 대부분을 채팅, 음란물, 인터넷 도박 순으로 소비하고 있다. 말하자면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에서 대부분의 인터넷 사용자들은 정보의 금이 아니라 정보의 쓰레기들만 건져 올리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다 자살사이트, 폭력사이트, 음란사이트와 같은, 청소년들을 비롯한 네티즌들의 정서에 직접적이고 심각한 악영향을 주는 검은 사이트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독버섯처럼 불어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초등학생들을 포함해서 우리나라 인터넷 사용자의 15명 중 1명꼴이 자신의 의지로는 도저히 인터넷 사용을 절제할 수 없는 인터넷 중독자가 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지하에 매설한 허황한 인터넷 전용선의 숫자에 매달리지 말고, 인터넷 문화를 생각하라! 인터넷이 푸르디 푸른 정보의 바다가 되도록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이버 코리아가 아니라 인터넷 망국론으로 멍든 사이비 코리아가 되기 전에 말이다.
기독교문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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