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체험학습-가창댐 주변 문화기행

입력 2002-10-04 14:19:00

이제 가을이다. 산과 들이 가장 화려한 때 차를 타고 가족 단위로 드라이브 나갈 일도 흔히 생긴다. 특히 가창, 청도 방면은 대구 사람들에게 익숙한 길. 용계동~정대~헐티재~청도로 이어지는 이 도로는 대구 인근에서 운치 있고 아름다운 길 가운데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무작정 눈요기만 하며 지나기에는 아쉬움이 많다. 구석구석 체험학습장이나 볼거리가 숨겨져 있으므로 자녀들과함께 발길을 잠시 멈추면 또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인터넷 사이트=dalseong.daegu.kr(달성군 홈페이지), www.chongdo.kyongbuk.kr(청도군 홈페이지),www.daeguart.com(대구미술협회), www.ebisl.co.kr(비슬관광농원)

▲야생화 관찰=가창댐을 막 지나면 오른쪽 산비탈에 오리(五里) 마을이 있고 마을 입구에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비닐 하우스로 된 야생화 재배지인데 모종에서부터 다 자란 가을 들꽃까지 구경할 수 있다. 주인에게 야생화를 키우는 방법이나 야생화와 관련된 얘기도 들을 수 있다.(문의 053-533-0800)

▲대구미술광장=오리마을에서 3㎞쯤 들어가면 정대리가 있고 왼쪽에 대구미술협회가 운영하는 대구미술광장이 있다. 정대분교를 새롭게 꾸민 것이다. 널찍한 잔디밭과 함께 각종 설치 조각들이 운치를 더해준다. 이곳에선 대구의 미술 작가들이 펼치는 그림 관람과 함께 각종 기념품들을 구경하고 살 수도 있다.

미술광장에서는 과목당 10명만 넘으면 무료 문화강좌(한국화.서양화.사군자.서예.판화.크로키.수채화.동양 및 서양 미술이론 등)를 열어준다고 한다. 가까운 사람들과 어울려서 미리 예약하면색다른 공부가 될 듯하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도예 체험도 할 수 있다. 체험비는 1만원.(053-768-8121)

▲조길방 가옥=대구미술광장 정문 바로 옆에 조길방 가옥이라는 특이한 이름의 안내판이 보인다. 호기심 많은 여행객이라면 한번쯤가봤겠지만 대개는 그냥 지나치기 쉽다. 정대리에서 해발 800m 산 속에 위치해 있어 가는 길이 무척 가파르다. 초보 운전자나 비가 오는 날에는가지 않는 게 좋다.

조길방 가옥은 마을 끝, 외길에 있어 차를 돌릴 만한 곳이 없기 때문에 바로 밑 공터에 세워놓고 찾아가야 한다. 이곳은 초가 지붕으로 된 중요민속자료 200호인 만큼 체험학습 삼아 살펴볼 게 많다. 먼저 누가 왜 이런 깊은 산골에 살게 되었는지 자녀와 얘기를 나눠보고,가옥 구조는 어떤지 살펴보자.

햇살을 받기 좋은 남부형 가옥 구조의 특징과 사랑채, 안채, 행랑채 등도 알아보자. 민속학 분야에선 서민들의 주택 발달사를 밝히는 귀중한 자료가 된다고 하니 꼼꼼하게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좋은 학습이 된다.

▲주말 농장=조길방 가옥을 오르는 길에서 정대숲 쪽으로 200여m 더 올라가면 주말 농장 표지판이 보인다. 왼편 길가에 아담한 양옥으로 된 하얀 집 한 채가 눈에 띄는데 화이트 하우스라는 주말 농장이다. 집 뒤편에 감나무가 많아 감 따기를 해볼 수 있다. 이 집을 끼고 700m쯤더 올라가면 반딧불 주말농장이 있다. 민박을 할 수 있고 하룻밤 묵으면서 밤엔 반딧불을 관찰할 수도 있다.(053-768-0953)

▲큰바위 숲=정대 숲을 지나 헐티재로 오르다 보면 왼쪽에 큰 바위로 된 안내판을 볼 수가 있다. 이곳엔 일반 음식점이 있지만 음식점을 들어서는 입구에 늘어선 바위는 좋은 구경거리다. 바위들은 대부분 댐 건설 등으로 물 속에 잠길 운명이었으나 어렵사리 이곳에 새 보금자리를 찾았다.어디에서든 이만큼 크고 많은 바위들을 구경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용천사=헐티재에서 산 아래로 몇 굽이 돌면 오른쪽에 용천사가 있다. 이름 그대로 절에서 솟아나는 샘물이 좋아 생수를 찾는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이다. 이곳은 유형문화재 295호로 신라 문무왕 때 처음 지어졌다. 지금의 사찰은 임진왜란 후 인조 때 지어졌으나 지붕이 서로 맞닿은 대웅전 맞배 지붕, 배흘림 양식의 기둥, 막돌 초석으로 쌓은 단 등의 양식은 임진왜란 이전의 것이다. 불교 건축, 우리 건축 발달사 등을 미리 공부하고가면 유익한 체험이 될 것이다.

▲비슬관광농원=용천사를 지나 청도군 덕촌1리에서 비슬관광농원 간판을 보고 우회전해서 계속 가면 된다. 농원 앞 길엔 1급수의 맑은 냇물이흐르고 숲이 우거진 자연 속에서 하루를 보내기 알맞다. 이곳의 흥미거리는 역시 동물원이다. 원숭이, 사자, 멧돼지, 반달곰, 조랑말, 토끼 등을 볼 수 있고,승마장에선 조랑말도 탈 수 있다.

또한 식물원이 있어 밤이나 감과 같은 가을철 과실을 딸 수도 있다. 하룻밤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이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찾는 곳이다. 이밖에 관광농원 입구에 있는 남강서원도 들러볼 만하다. 남강서원은 임진왜란 때 곽재우 장군과 화왕산성에서 함께 싸운 박수춘 선생을기리는 곳이다.(농원 054-372-0900)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도움말:미디어교육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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