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평양회담 전망-현안 대화해결 탐색전

입력 2002-10-03 00:00:00

미국 특사의 3일 방북으로 조지 W 부시 행정부 출범 후 21개월만에 처음으로 평양에서 북미대화가 재개됐다.

이번 회담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북미간 합의를 도출하는 본격적인 협상의 장이라기 보다는 그동안의 장기 대화공백 상태 이후 북미 양측이 서로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는 탐색의 의미가 깊다.

북미 양측은 일단 이번 회담에서 상호 관심사안을 포괄적으로 대화테이블에 올려놓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6월 부시 대통령의 성명을 통해 밝힌 핵, 미사일, 재래식 전력문제라는 대북대화 3대 의제 이외에 북한의 인권 및 인도주의적 지원문제의 개선도 언급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은 북한의 과거핵 의혹을 더 이상 지연시킬 수 없다는 입장하에 즉각적인 핵사찰 수용을 북한에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미사일 개발.수출중단 문제를 포함한 북한의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해소토록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면서 미국은 이같은 대북 우려사안이 해소될 경우 북미관계의 정상화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물론 "위험을 돈으로 사지 않겠다"고 밝힌 부시 행정부가 구체적인 당근을 이번 회담을 통해 북측에 제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 지는 속단하기 힘들다.다만 북한은 체제안전 보장 및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 등 대북적대시 정책의 포기를 미국측에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 자신들에 대한 핵사찰 조기수용 문제에 대해서는 2003년 완공예정이던 경수로 건설이 지연되고 있음을 이유로 전력보상 문제로 응대할 가능성이 높고, 미사일수출중단의 대가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하지만 최근 일련의 경제개혁 움직임이 결국 미국과의 관계개선 없이는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북일정상회담에서 보여줬듯이 예상치 못한 파격제안을 탐색전의 첫 회담에서부터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또 파격적인 수준에는 못미치더라도 북한측 나름대로의 '선물'을 준비, 미국측에 전달하면서 대화국면을 계속 이끌어 갈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북미관계는 당장 급진전 되지는 않지만 후속회담이 이어지는 대화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 당국자는 "향후 북미관계의 관건은 북한이 이번 1차회담에서 어떻게 나올지 여부"라면서 "단시간내에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예상보다는 시간을 두고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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