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과 백련차'펴낸 망월사 주지 동진스님

입력 2002-09-02 14:12:00

"백련차를 마시면서 하얀 마음이 됩니다. 존재와 소유에 물들지 않는…. 백련차를 생각하며 연잎같은 둥근 달을 봅니다. 모든 것을 포용하는…".연꽃을 피우고 관찰하며 또 연차(蓮茶)를 만들어 산중미(山中味)를 전하며 얻은 경험과 자료들을 모아 '연꽃과 백련차(白蓮茶)'란 소책자를 발간한 칠곡 망월사(望月寺) 주지 동진(童眞) 스님(대구사원주지연합회 총무).

스님은 한 잔의 차에는 인간과 자연에 대한 사랑과 영혼이 담겨있다며, 백련차를 만들어내면서 달이 되고 연꽃이 된다고 한다. "백련차는 법제된 차를 백련의 화방(花房)에 넣어 연향(蓮香)을 훈습해 우려낸 것이지요. 차와 연향을 함께 풍미할 수 있는 최고의 풍류차입니다".

백련의 순결한 자태에 취한 스님은 이번 책자에서 연꽃의 유래와 생태에 대한 설명과 함께 연꽃의 의미와 백련차의 의의를 소상하게 풀어썼다. 연과 문학, 연꽃과 불교, 연꽃과 민속, 연의 약리작용, 망월사 백련차 제다과정등을 담았다. 성균관대 유학대학원 동양문화 고급과정인 다도학과의 교재로 편집된 글이기도 하다.

절 입구 연밭에 백련이 무리지어 필 때면 달빛연차회를 열고 백련차 문화축제를 열어 '달빛과 연꽃의 도량'으로불리는 망월사(望月寺·칠곡군 지천면 달서1동). 스님은 지난해 12월 여기서 한일 송년다회를 열기도 한 차인(茶人)이다.

지난달 16일 대구은행 연수원에서 열린 '사단법인 한국차인연합회 2002년 전국지도자 연수회'에서 백련차에 대한 강의로주목을 끌기도 했던 스님은 백련은 불교의 꽃만이 아니라 동서양 군자의 상징임을 강조한다.

"어제는 청량한 바람 불더니, 연꽃 스러진 못가에 오늘은 풀벌레 소리 가득하네요". 스님은 여류문인인 한 신도가 보낸 편지를 새삼스레 꺼내 보인다. "망월사에서 바라본 달이 연잎만 했을까요. 스님, 오늘도 그곳엔 정갈한 바람 불어 풍경소리 줄지어 서있겠죠…".

그리고 미당의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란 시구 아래에 세워둔 연못가의 팻말 하나를 가리킨다. "추억 이외에는 아무것도 가져가지 말고, 발자국 이외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마세요".

조향래기자 swordj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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