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에 이어 2년만에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무장관 회의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는 북한 백남순(白南淳) 외무상의 행보가 주목된다.
백 외무상은 30일 밤 도착한 뒤 예상보다 긴 내달 2일까지 브루나이에 머물 예정이어서 그의 일거수 일투족이 국제언론의 관심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백 외무상은 우선 31일 중국, 호주와 외무회담을 가진데 이어 가와구치 요리코(川口順子) 일본 외상과 북일외무회담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내달 1일에는 유럽연합(EU)과 외무회담을 가진데 이어 회의 의장국인 브루나이 외무장관과도 별도의 회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파악된 5개국 이외에도 백 외무상 도착 이후 남북외무회담을 포함해 몇몇 국가와의 외무회담이 상황에 따라 추가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지난 25일 서해사태에 대한 유감을 표명하고 다음날인 26일 미국의 특사방북을 수용하겠다는 유화입장을 밝힌 북한이 이번에 백 외무상을 통해 어떤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던져 놓을지 정부도 주목하고 있다.
북한은 일단 남북한과 미·일·중·러 등 한반도 주변4강이 모두 참여하는 이번 회의에서 최근 보여준 것과 같은 일련의 화해손짓을 계속 함으로써 국제무대에서의 고립 탈피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부시행정부 출범 후 1년반 이상 중단된 미국과의 관계개선을 위해 콜린 파월 장관에게 외무회담을 제의하는 등 대미 유화입장을 밝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이 서해사태에 대한 책임을 미국측에 돌렸고, 최근에도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거론하면서 대미비난의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북미관계 진전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실제 지난해 하노이에서 열린 ARF 회의에서는 파월 장관이 긴급발언권을 신청해 반박했을 정도로 북미간 설전이 오간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은 미국과는 현 상태 유지를 목표로 하면서 31일 열릴 북일외무회담을 통해 수교교섭 재개와 대북 식량지원이라는 실리를 취하면서 대외적으로는 국제사회를 향해 유화적인 모습을 취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남북간에는 이미 장관급 회담이 제안돼 있다는 점에서 별도의 외무회담이 있겠느냐는 관측과 최근의 남북관계 진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최소한 의미있는 접촉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혼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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