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극장은 자연속 영화관

입력 2002-07-27 14:09:00

"이제 자동차극장도 스크린만 걸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가설극장'수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자연속의 영화관'이란 특색있는 환경에 문화적인 '꺼리'를 개발한다면 자동차극장의 전망은 밝다고 봅니다".

야외자동차극장 '시네80'(대표 김성수.41)이 26일 개봉 전용관으로 탈바꿈, 본격적인 야외영상문화공간으로의 자리매김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팔공산 동화사 시설지구 주차장에 문을 연 시네80은 필름배급의 어려움으로 인해 그동안 재개봉관으로 운영돼오다 26일 하지원 주연 공포영화 '폰'을 시작으로 개봉관으로 재출발한다.

가로 24m, 세로 12m의 '슬라이딩 스크린'은 해상도를 높이기 위해 펄처리했고, 동시에 450여대의 차량을 수용하는 대형 자동차 극장시설이다. 또 "팔공산까지 영화를 보기 위해 찾아주는 고마운 관객을 위해" 차량진공청소기, 타이어 공기압 조절 콤프레셔, 차량매트 청소기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

"서울 남산의 'E0E4'나 부산 해운대 '시네파크'등 타 지역의 자동차극장들은 자동차 극장 마니아를 모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구는 극장의 영세성과 서비스 정신의 부족으로 자동차극장이 가설극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사양산업화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김 대표는 자동차 극장이 야외영상문화공간으로 성장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재삼 강조했다. 자동차 극장은 교통의 혼잡, 주차불편, 고정 관람석의 불편 등 기존 실내극장의 제약성을 뛰어넘을 수 있고, 탁 트인 야외공간이 주는 청량감을 만끽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방화의 약진으로 늘어나는 관람수요와 주5일 근무제에 맞춰 증가하는 레저객을 위한 문화패키지 상품으로도 성장가능성이 밝다고 덧붙였다.

"5년전 서울에서 처음 멀티플렉스 극장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자동차 극장도 관객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5감(感) 마케팅'을 마련해야 합니다. 시내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관객유치를 위해 치열한 마케팅을 펼치듯이 자동차 극장 역시 소비자 서비스를 대폭 개선해야 합니다".

생일.결혼기념 또는 100일 기념 사랑고백 등 관객들을 위한 '깜짝 라디오 방송'이벤트에서부터 낮동안 극장공간을 주차장으로 무료개방하거나 카 오디오 전국대회 유치하는 등 볼거리를 개발하고 있다. 또 영화마니아들을 위한 정기적인 만남이나 인터넷 카페운영을 통해 쌍방향적인 문화커뮤티케이션을 펼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극장사업은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외에 문화산업을 한다는 자부심이 필요하다"며 "팔공산을 찾는 타지역 관광객을 위한 관광패키지로도 손색없는 명소로 자리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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