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짜리 생각뿐 입니다"

입력 2002-05-25 12:16:00

한 가지 분야에 대해 15분도 채 대화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빈약한 지식을 가진 소위 '쿼터족' 젊은 세대들이 늘고 있다.

종전의 쿼터족은 컴퓨터와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문화가 사회전반에 확산되면서 생각은 짧게 행동은 빨리하는 신세대를 지칭하는 말로 쓰였다.

즉 다른 사람이 1시간 동안 생각해야 하는 것을 1시간의 1/4(쿼터)인 15분 동안에 생각하고 처리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사고의 폭이 얕은 사람을 일컬는 말로 변질돼 가고 있다.

대구지역 모 대학 이모 교수는 요즘 수업시간만 디면 서글프다는 생각만 난다. 학생들의 지식수준이 10여년전 학생 수준보다 현저히 낮아 한 가지 이슈에 대해 토론수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할 정도라는 것.

이교수는 "토론자로 발표할 학생도 잘 없지만 발표를 억지로 시켜도 2분을 넘기지 못한다"며 "너무 단편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다보니 요즘 학생들은 논리나 깊이가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인터넷과 대중매체 발달로 일부 젊은 세대들의 사고가 즉흥적, 흥미위주로 흐르면서 사물과 지식에 대한 인식 자체도 '단문 단답형'으로 변모,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끈질김이 없는데다 독서나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싫어해 단편적 정보 및 지식 습득에만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회사원 이모(36.대구시 남구 대봉동)씨는 "대학시절 선.후배들과 사회, 문화, 정치적 이슈에 대해 토론하느라 밤을 지샌 적이많았다"며 "하지만 요즘 후배들과 만나면 연예 및 스포츠 화제거리 외엔 할 얘기가 없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책을 많이 읽고 다른 사람과의 토론 및 대화 등을 즐겨야만 15분짜리 쿼터족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을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계명대 신문방송학과 김세철 교수는 "깊은 사고에 곁들여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려 야 습득할 수 있는 아날로그 문화를 대신해 예,아니오가 주류를 이루는 디지털 문화가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자리잡으면서 젊은 세대들의 사고방식이 단편적으로 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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