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우리 쌀 사랑'식량 안보의 첫걸음

입력 2002-04-09 15:01:00

농사짓기가 갈수록 팍팍해진다는 농민들의 우려 속에 봄 분위기가 가라앉았음을 느낀다. 특히 작년의 쌀파동 이후"과연 올해도 이대로 벼농사를 계속 지어야 하느냐"라는 걱정이 앞선다.

우리 조상들이 알뜰살뜰 지켜온 쌀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인식이 크게 바뀐 것을 보면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크다. 아무리 국제무역질서에 순응하면서 우리의 살길을 모색해야 한다지만 쌀 농업 경시 풍조를 보노라면 착잡하다.

최근 1인당 쌀소비량은 90㎏이하로 떨어졌고 쌀값이 인건비에도 미치지 못할 위기에 처해져 있다. 밥 한 끼를 짓는데 드는 쌀값이 라면 반 봉지 값인 200원정도에 불과한 현실은 서글프기조차 하다. 오죽하면'너무 가난해서 라면도 못 사먹고 쌀밥만 먹는다'는 농담까지 나왔을까.

올해도 쌀이 남아돌고 쌀값이 떨어져'쌀농업 기반마저 흔들리지 않을까'심히 염려스럽다. 하지만 식량안보측면에서도 우리 스스로 쌀을 애용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쌀밥을 권유할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첫째로 자신의 건강과 다이어트를 위해 쌀밥을 애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식생활은 총영양 섭취량이 적정량이면서도 영양소의 균형이 적절히 갖춰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쌀밥 중심의 식생활은 바로 건강과 직결돼 있다. 쌀은 건강유지에 적합한 이상적인 영양균형을 이룰 수 있는 좋은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쌀에는 동물성 단백질보다 소화율이 높고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킬 우려가 없는 양질의 단백질을 포함하고 있어 미국 등 쌀을 주식으로 하지 않는 나라에서도 요즘 쌀 소비가 늘어나고 있다.

둘째로 자녀들의 생일이나 집안의 경조사에 쌀떡을 애용하자. 예전 우리 어머니께서는 생일날 떡을 먹으면'잘 넘어지지 않는다'하여 생일에 꼭 떡을 해주시던 기억이 난다.

이웃집 잔치에 떡이나 메밀묵을 정성스럽게 빚어 훈훈한 정을 나누던 전통의 미덕을 살리고 우리 쌀도 보호할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라 할 수 있다.우리 쌀을 보호하는 것은 이제 농업인과 농민단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식량안보는 물론 스스로의 안위를 위해서라도 우리쌀을 적극 애용해야 한다. 이는 국민 모두의 공동 책무인 동시에 진정한 선진국으로서의 필요충분 조건임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하겠다.

김장규(농협경북지역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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