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놓칠 수 없는 빅카드-(5)독일 VS 카메룬

입력 2002-04-09 15:26:00

F조의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전이 남미와 아프리카의 대결이라면 E조의 독일-카메룬전은 유럽과 아프리카의 대결로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경기는 월드컵 성적만을 놓고 볼 때 3차례(54, 74, 90년)나 우승한 '전차군단' 독일의 일방적인 승리가 점쳐지지만 90년대부터 불고 있는 아프리카 '검은 돌풍'의 주역 카메룬의 이변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독일은 이번 대회까지 15차례 월드컵에 진출, 3차례 우승과 3차례 준우승이라는 화려한 성적표로 세계 축구계의 양대 산맥인 유럽세를 주도해왔다. 20세기 브라질이 남미를 대표했다면 독일(구 서독)은 유럽을 대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독일은 21세기 들어 '낡은 전차군단'이란 비아냥을 듣고 있다. 90년 이탈리아 대회 우승 이후 94년 미국대회에서 5위, 98년 프랑스대회에서 7위로 추락했고 이번 월드컵 지역 예선(9조)에서는 잉글랜드에 1대5로 참패를 당하며 조 2위로 떨어져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했다.

독일은 그러나 이번 월드컵에서 추락당한 자존심을 회복하겠다는 각오다. 전차의 위력이 예전만 못하지만 폐기처분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독일 전력의 핵은 골키퍼 올리버 칸(33·바이에른 뮌헨)과 스트라이커 비어 호프(34·모나코)다. 독일 축구팬들은 백전노장인 두 선수가 젊은 선수들을 다독여 독일을 다시 우승 후보로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은 지난 2월과 3월 A매치에서 강인한 체력과 조직력을 자랑하며 이스라엘과 미국을 각각 7대1, 4대2로 완파, 부활의 노래를 불렀다.

이에 맞서는 카메룬의 기세도 무섭다. 82년 월드컵에서 처음 본선에 오른 카메룬은 90년부터 4회 연속, 통산 5번째 본선에 올랐다. 90년 대회에서는 개막전에서 아르헨티나를 1대0으로 꺾었고 8강에 올라 검은 돌풍을 주도했다.

카메룬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우승하며 기세를 올렸고 지난 2월 11일 끝난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2연패를 달성하는 등 최근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아르헨티나와의 A매치에서도 팀의 기둥 패트릭 음보마(32·파르마)가 다리 부상으로 결장했음에도 2대2 무승부를 이끌어냈다.

카메룬의 최대 무기는 막강한 공격력이다. 파트릭 음보마-사무엘 에토(21·마요르카)의 투톱은 독일을 능가한다는 평가다.

김교성기자 kg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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