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공단 해고 회피 구조조정 추진

입력 2001-12-27 12:23:00

구미공단 입주 기업체들이 사원들의 근로시간 단축, 임금삭감, 아웃소싱, 순환 무급 휴직 등으로 해고를 최소화하면서 일자리를 나눠갖는「워크세어링(Work-Sharing)」방식을 도입하는 등 새로운 구조조정 바람이 일고 있다.

구미공단에서 IMF 직전인 지난 97년11월 공단 근로자수가 7만2천여명에 달하던 것이 현재 6만6천명으로 약6천명이 구조조정 등 명목으로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장기불황이 계속돼 올해 역시 기업들마다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구미공단에서 TV 브라운관 생산업체인 오리온전기, LG 계열사를 비롯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체들이 근로자들의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TV브라운관 생산업체인 오리온전기의 경우 최근 1공장 해외매각, 2공장 폐쇄와 설비 해외이전 등으로 1천272명의 근로자를 대규모로 정리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굳혔으나 최근「회사는 강제적인 정리해고를 하지않는다」는 골자의 내용으로 노사간 협상을 마무리 했다.

이 가운데 고령.고임금자들 위주인 586명에 대해 퇴직금외 위로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희망퇴직을 실시하고 잔여인력은 무급 순환휴직을 실시키로 했다. 위로금 지급 등 혜택으로 벌써 30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LG 필립스 디스플레이사 역시 강제해고를 않는다는 원칙아래 CPT(TV브라운관), CDT(모니터브라운관) 생산라인 근로자 250여명을 아웃소싱 방식으로 정리하고 50여명의 희망퇴직자들에게는 10년근속기준 2천500만원 정도의 위로금을 지급했다.

또 지난해초 워크아웃을 선고 받으면서 근로자 2천400명중 무려 1천여명이 직장을 떠난 대우전자의 경우 지난달 특산(방위산업관련)공장이 한화에 매각되면서 고용승계돼 떠난 190명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 1천300여명이 각종 고통을 감수하고 자구노력에 나서고 있다.

이 결과 대우전자는 현재 일인당(1시간) TV 생산대수가 6.1대를 기록 워크아웃 당시보다 생산성이 2배로 늘었고, 모니터 공장의 경우 지난 10월부터 워크아웃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까지 올리고 있다.

내년 1월말까지 구조조정을 계획하고 있는 근로자 500여명인 모기업은 월급여 300만원 이상의 고임금자들에 대해 최대 20%까지 임금을 삭감하고 100여명의 잉여인력에 대해서는 순환무급휴직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미상의 곽공순부장은『외환위기 이후 구미공단내 기업들 마다 10~30%씩의 인력을 줄인다는 구조조정 잣대를 정해놓고 잉여인력을 가차없이 내보내는 바람에 노사간 대립만 야기됐다』며『현재는 워크 쉐어링제도가 도입단계지만 기업들 사이에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미.김성우기자 swki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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