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덕대학교-김재구 처장이 들려주는 특성화대학

입력 2001-12-07 15:42:00

영천 신녕면에 자리잡은 성덕대학은 작지만 알찬 학교다. 올 4월 기준으로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전문대학 취업률 순위에서 전국 158개 대학 중 당당히 6위를 차지했다. 흔히 그렇듯 취업률이 부풀려진 것은 아닐까?

김재구 학사지원처장은 전혀 그럴 리 없음을 시스템으로 설명했다. "올해도 벌써 취업률이 93%대에 도달했습니다. 학생이 일자리를 얻었다고 해서 모두 취업으로 인정해 주진않습니다. 이른바 취업실명제를 실시하고 있죠. 어느 회사, 어느 부서에 연봉은 얼마나 받는지 증명할 수 있는 서류나 의료보험 카드가 있는 경우에만 실제 취업으로 인정해 줍니다.부업삼아 일하는 것은 취업이 아니죠".높은 취업률의 이면에는 교수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었다. 교수연구실 문 앞에는 예외없이 취업상담 시간표가 비치돼 있다. 강의가 비는 시간마다 학생들과 개별 상담을 한다고 했다. 신입생이 들어오면 개별 신상카드를 만들어 원하는 적성을 파악하고, 그에 맞춰 준비토록 지도하며, 2학년이 되면 능력과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교수들이 직접 발로 뛴다. 이른바 '5+5+5' 취업 시스템이라 불리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교육은 한마디로 '오리교육'입니다. 제대로 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뜀박질을 잘하는 것도 아닙니다. 적성은 무시하고 학과 지식만 전달하다보니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죠. 적어도 전문대학만큼은 이래선 안됩니다. 우리 대학에선 교수가 한 주에 적어도 5개 업체를 어떤 방법으로든 5번 연락해서 5명을 취업시키는 방식을택하고 있습니다. 채용 가능한 업체를 찾았다면 직접 방문해 원하는 인력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교육을 시켜 졸업과 함께 제자리를 찾아주는 것입니다".취업시킨다고 대학의 역할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채용업체가 소비자라면 대학은 원하는 상품, 즉 능력있는 졸업생을 배출하고 이후에도 꾸준히 A/S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성덕대학은 취업분야에 '평생 A/S' 개념을 도입했다. 회사를 찾아가 실무에 뭣이 더 필요한지 파악한 뒤 특별 프로그램을 마련, 재교육하는 것. 매년 200명 정도가 재교육을 원하고,야간이나 주말·방학을 이용해 수업을 듣는다고 했다.

"정보통신계열과 호텔관광마케팅 분야에서 특히 재교육 신청이 많습니다. 취업한 졸업생들로부터 원하는 강좌에 대한 의견을 듣고, 30~40명 단위로 강의를 개설합니다. 아무리 학교에서 최신 정보를 가르친다해도 현장과는 차이가 있기 마련이죠. 이런 격차를 최소화하자는 것이 바로 평생 A/S의 취지입니다. 업체측의 반응도 좋고, 이런 방법으로졸업생을 관리하다보니 후배들의 취업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끊임없는 학생 관리가 바로 높은 취업률의 비결인 셈. 김 처장은 전교생 1천950명 중 1천명 이상의 이름을 외우고 있다고 했다. 학기초 작성한 학생카드의 사진과 이름을 보며 얼굴을 익힌 뒤 학과 행사나 특강때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 강의실로 아이스크림을 들고 찾아가 격의없는 이야기를 나눈다고도 했다.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대학에 오기 전 고교에서 한동안 교편을 잡으면서 익힌 노하우이죠. 대학생들도 그저 '야' 또는 '학생'이라 불리는 것보다 '아무개야'하며 이름을 불러주면 참 좋아합니다".

김수용기자 ks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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