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찾아서-저공해 과수원 운영 조재현씨

입력 2001-11-23 00:00:00

청송읍 송생리(현재 군농업기술센터 옆)의 청송 능금농원에 가면 지렁이와 달팽이, 땅강아지는 물론 두더지와 뱀까지 만날 수 있다.친환경농법이 널리 퍼지면서 제초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농약 사용량을 크게 줄인 결과 나타난 반가운 손님들이다.가을 낚시꾼들은 이곳에서 지렁이를 잡아가기도 한다.

허허벌판이던 이 곳 3만여㎡를 과수원으로 일 군 조재현(54)씨.

"9년전에 꿈꿨던 일을 이제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20년간 운영하던 조그만 슈퍼를 정리하고 사과 재배에 뛰어든 조씨의 지난 9년은 실험으로 보낸 9년이었다.살균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연간 농약 살포는 절반인 7회로 크게 줄인 대신, 연간 160t의 톱밥과 우분을 산풀과 발효제와 섞은 뒤 1년동안 완숙시켜 퇴비로 사용했다.사과 개화기때인 4월 중순에는 머리뿔 가위벌 30여만마리를 방사해 화분 수정률을 높이고, 초기 시설비가 많이 드는 신경북형 초밀식(M9)과원 대신 M26자근대목을 고집,자신만의 과수원으로 만들었다.

그 결과 이곳 사과는 저농약 품질인증 마크를 받았고, 지난해는 한국 까르푸 청송꿀사과 농장으로 지정받아 전세계 까르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조씨는 여름사과 홍로 20%, 가을사과 부사 80% 비율로 재배, 홍로 판매금 1천500만원으로 영농비를 해결하고 부사 판매금 6천만원의 순소득을 올리고 있다.

농업기술센터 심장섭 경제작물담당은 "청송 능금농원의 사과는 선홍색으로 연하게 잡혀 전국 최고 수준"이라며 "당도는 19~21도로 다른지역 17도에 비해 크게 높고 기형 사과 발생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조씨는 "중국 사과의 장벽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철저하게 저농약 재배를 고집해야 한다"며 "9년만에 꿈을 이뤘지만 좀 더 나은 사과 생산을 위해 계속 실험할 것"이라고말했다.

청송·김경돈기자 kd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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