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전쟁, 이라크 확산?

입력 2001-11-22 12:20:00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 몰락 위기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미국이 대(對) 테러전쟁을 이라크 등 다른 테러지원국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1일 켄터키주 포트 캠벨에서 행한 연설에서 일단 탈레반이 분쇄되면 대 테러 전쟁이 다른 나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음을 가장 강력히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은 대(對) 테러전의 시작에 불과하다'며 "(세계에는) 위협을 해결할 때까지 안심할 수 없는 그런 국가들이 있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대 테러전쟁의 목표가 빈 라덴을 체포 또는 사살하거나 그를 보호해온 탈레반을 몰락시키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테러의 온상이 될 수 있는 모든 기반을 제거하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 앞서 폴 월포위츠 국방부 부장관도 지난 18일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하거나 은신처를 제공하는 일부 국가들이 당장 걱정스럽다"고 말해 대 테러전쟁이 이라크 등에 대한 새로운 '작전'으로 확대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18일 NBC 방송 '언론과의 만남'에서 "굳이 9.11 사태가 아니라도 사담 후세인은 매우 위험한 사람임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의 유명한 군사 전문가 윌리엄 테일러씨는 최근 요미우리(讀賣)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이 조만간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이라크 공격을 결정할 것으로 전망했다.

테일러씨는 인터뷰에서 "아프간 외에 어느 국가가 알 카에다같은 테러조직을 보호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며 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결정은 앞으로 2주 이내에 내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테일러씨는 "미 의회에는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붙잡아 후세인 정권을 타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며 "이라크의 대량 파괴 무기 개발과 테러 지원을 우리는 우려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요미우리는 전했다.

그는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 작전은 이라크 공격과 병행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처드 마이어스 미국 합참의장은 오사마 빈 라덴이 체포 또는 살해되더라도 알 카에다의 지도부를 심판하기 위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21일 밝혔다.

마이어스 합참의장은 브뤼셀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본부에서 열린 나토 회원국 합참의장 회의에서 "빈 라덴이 체포 또는 사망하더라도 우리가 단죄해야 하는 수십명의 알-카에다 지도자들을 계속 추적해야 하며 빈 라덴은 이 가운데 한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아프간에서 탈레반 정권이 분쇄되고, 테러에 반대하면서 테러범을 보호하지 않는 정부가 들어선 이후에야 미국의 군사작전이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마이어스 의장은 밝혔다.

류승완 기자 ryusw@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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