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양남 101세 장경학 할아버지

입력 2001-11-19 14:34:00

스스로의 힘으로 부자가 된다는 뜻을 지닌 경주시 양남면 상라리 자부마을의 장경학 할아버지. 요즘 쌀쌀한 초겨울 추위에도 뜰안 구석구석을 빗자루로 쓸고 말끔히 청소하는 것으로 아침을 시작한다.

올해 101세.

40여년전 부인과 사별한 장옹은 외아들 장병기(55)씨와 며느리 권복술(55.상라리 부녀회장)씨의 극진한 봉양으로 건강이 남다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지게를 지고 땔감을 해 나를 정도였고 지금도 1.5㎞ 가량 떨어진 아내 산소에 자주 오르내리며 풀을 뽑고 보살필 정도로 정정하다.

장옹은 "세상 돌아가는 일은 알려고 하지 말고, 근심 걱정을 적게 하며, 적게 먹고 잠을 많이 자면 저절로 건강해진다"며 나름대로의 장수비결을 설명한다.

술은 입에도 못대지만 다른 음식은 가리는 것이 없고 담배는 조금씩 태운다.

10년전 마을에 나갔다가 나무열매를 잘못 먹어 잠시 병원에 다녀온 것 외에는 1세기를 살아오면서 병원신세를 진 적이 없다.

한학자인 장옹은 정신이 맑아 수십년전 시시콜콜한 것까지 기억하고 있으며 마을 사람들 토정비결을 봐주고 안경없이도 신문을 읽는다. 또 지팡이 없이 동네 어귀까지 걸어 다닐 정도로 정정하지만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기력이 떨어져 다른 사람 얘기를 잘듣지 못할 때도 있다.

이 마을 유팔만(80) 할아버지는 "편안한 노후는 오히려 죽음을 재촉한다"며 "노인들에게 소일 거리를 제공하면 더욱 장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주.박준현기자 jhpar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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