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장례식장 서비스 엉망

입력 2001-11-17 14:35:00

대구시내 대부분 장례식장의 장의용품이 구입가보다 판매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본지 14일자 31면 보도)에 이어 장례식장을 이용하는 유족들도 품질에 비해 장의용품 가격이 턱없이 비싸다는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유족들은 가격 예시 및 제품 전시 등을 통해 장의용품을 비교, 확인한 후 구입할 수 있도록 장례식장의 운영체계를 바꿔야 하고, 유족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관련 기관이 감독, 관리하는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16일 오전 ㅇ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박모(33·경북 울진군)씨는 장례식장 시설이 엉망이고 장의용품은 터무니없이 비싼데다 '노자'까지 강요하는 등 서비스가 부실하기 짝이 없다고 흥분했다. 박씨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정신이 없었고 장례와 관련된 모든 일이 병원 장례식장에서 치러진 탓에 장례용품을 병원에서 구입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는 수 없이 구입했지만 가격이 너무 비싸 이해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박씨는 병원에서 빈소에 미리 마련해둔 5만원짜리 화분 두개를 의무적으로 구입해야 했고, 심지어 입관시 노자까지 강요당했다고 털어놨다. 박씨는 "소비자가 가격이나 품질을 믿고 장례식장 이용 및 장의용품 구입이 가능하도록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ㄱ대병원 장례식장을 이용하고 있는 김모(42·대구시 수성구 시지동)씨는 숙부의 장례용품을 이 병원에서 구입했다 문상을 온 집안 어른들로부터 꾸지람을 들었다. 품질에 비해 장의용품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게 꾸지람의 이유였다.

김씨는 "병원에서 구입한 삼베 염포 가격을 인근 시장에서 확인해 보니 두배 정도 비쌌고, 장례용품 모두 마찬가지였다"며 "병원에 항의하고 싶었지만 고인에게 누가 될까봐 참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국소비자연맹 대구지회 한 관계자는 "고인에 대한 '예의'를 중시하는 전통관념 때문에 일부 장례식장의 열악한 서비스 및 바가지 장의용품에 대해 소비자들이 항의를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이를 관리, 단속할 수 있는 감독관청 또한 없어 소비자들만 고스란히 피해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1부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