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시모집 지원 전략

입력 2001-11-14 15:33:00

이제 정시모집만 남았다. 수도권과 일부 지역 수험생들이 뒤늦은 2학기 수시모집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대구.경북 수험생들의 경우 수시모집에 갈 만한 대학이 거의 없다. 사실상 정시모집 기회 뿐인 것이다.

점수 폭락으로 인한 충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면 나름대로 논술.면접 준비를 하면서 정시모집에 성공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벌써부터 재수를 하겠다고정시모집에 소홀히 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재수는 성공 가능성이 낮은 만큼 목표에는 못 미치더라도 다닐 만한 대학이 있다면 일단 합격한 뒤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것이 좋다.

정시모집과 관련해 수험생들이 반드시 챙겨봐야 할 사항들을 점검해본다.

◇모집군별.대학별 지원 학과를 결정하라=올해 정시모집은 3개 군으로 작년보다 하나 줄었다. 게다가 지역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지원할 만한 대학들이 1, 2개 군에 집중돼 있어 지원 기회는 사실상 한번이나 두번 뿐이다.예를 들어 320점대가 예상되는 인문계 수험생이라면 '가'군에서 경북대와 수도권 중.상위권 대학들 가운데 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나'군이나 '다'군에는지원할 만한 곳이 별로 없다.

270점대를 받은 자연계 수험생을 보더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가'군에서 대구가톨릭대를 선택한다고 해도 '나'군에서 영남대, 계명대, 대구대 등 여러 지역 대학 가운데 하나를 골라야 한다.입시전문가들은 수능 성적이 발표될 때까지는 모집군별로 1, 2개 대학, 대학별로 2, 3개 학과를 미리 결정해 대비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충고했다. 자신의 가채점 결과를 입시기관들의 지원 기준표에 맞춰 대략 5, 6개 학과로 정하라는 것. 학과 선택은 소신.안전 지원을 병행할 수 있도록 자신의 점수에 비춰 상.중.하로 나누는 게 좋다. 성적이 발표되면 이를 다시 압축해 군별로 지원 대학을 결정한다.

◇수능 성적 반영 방법을 따져라=수능 성적 반영 방법은 대학마다 천차만별이다. 서울대의 경우 1단계에서 수능 성적 만으로 모집인원의 2배수를 뽑는다. 이때 반영하는 영역은 단과대학에 따라 3, 4개. 다단계 전형을 하는 대학들 가운데 상당수가 수능 성적으로 2~3배수를 선발하는데 반영 방법이 어떤지 살피는 게 중요하다.

일부 영역만을 반영하거나 특정 영역에 가중치를 주는 대학의 경우 수능 총점이 얼마인지가 아니라 어느 영역을 얼마나 잘 치고 못 쳤느냐가 당락의 관건이 된다.자신의 영역별 성적과 대학별 반영 방법을 비교, 계산해 보면 비슷한 점수대의 다른 수험생에 비해 5~10점은 충분히 더 받을 수 있는 대학을 찾을 수 있다. 1, 2점 차이로당락이 엇갈리는 입시에서는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수능 성적을 몇 %나 반영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외에 학생부, 논술, 면접 등 여러 전형 요소가 있다. 여러 전형 요소를 점검해 보고 어느 대학에지원할 때 가장 유리한지, 특정 대학에 지원할 때 내게 불리한 요소는 어떤 것이고 어느 정도 반영하는지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학생부=학생부는 수능 못지 않게 정시모집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전형 요소다. 지원하는 대학이 어떻게, 얼마나 반영하는지 유념하고, 희망하는 대학.학과 가운데 조금이라도 유리한 곳을 찾아야 한다.학생부는 크게 석차 백분율과 평어(석차백분율)를 반영하는 대학으로 나눠진다. 교과 성적과 봉사활동 등 비교과 영역, 출결 점수 등 여러 요소가 있지만 대학들의 반영방법에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소한 것들이라도 챙겨야 한다. 가령 고교 학년별 성적 반영 방법도 매년 같은 비중을 두는지, 3학년 성적에 비중을 더 두는지 등은대학마다 차이가 있다.

학생부 교과 영역(내신)은 이미 개인별로 정리해둔 고교가 많다. 담임이나 진학지도 교사를 찾아가면 확인할 수 있다. 직접 알아보고 싶다면 방법도 크게 어렵지 않다. 평어를 활용하는 대학에 지원한다면 과목별 이수 단위에 점수(수우미양가)를 곱해 전체 과목을 합한 뒤 총 이수 단위의 수로 나누면 된다. 석차백분율은 과목의 이수단위와 석차 백분율을 곱해 전 과목을 합한 뒤 총 이수 단위 수로 나누면 전체 백분율이 나온다.

◇교차지원을 염두에 두라=올해 수능시험 지원자를 살펴 보면 인문계가 41만6천여명(56.4%), 자연계가 19만8천여명(26.9%), 예.체능계가 12만3천여명(16.7%)이다. 자연계 수험생 비율이 작년보다 더 낮아졌다. 수능시험은 인문계나 예.체능계로 치르고 지원은 자연계로 하는 교차지원을 노린 수험생이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192개 4년제 대학 중 인문.자연계 간 교차지원을 할 수 있는 대학은 167개. 예.체능계까지 교차지원할 수 있는 대학도 86개나 된다. 의.약대, 한의대 등은 예년과마찬가지로 교차지원이 극성을 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인기학과들의 경우 최저 학력기준을 수능 1등급이나 2등급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이때 자연계 수험생들이 다소 불리할것으로 보인다. 1등급만 보더라도 절대 숫자 면에서 인문계가 1만6천여명인데 비해 자연계는 7천900여명 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연계에 고득점층이 많기 때문에 같은 등급이라도 인문.자연 간에 상당한 점수차가 나는 것도 자연계 수험생들에게 부담이다.

◇논술.면접을 포기하지 말라=점수 폭락으로 인한 충격이 줄었다고 하지만 평소 모의고사 성적보다 50점 이상 떨어진 수험생들의 경우 자포자기하는 심정을 떨치기가쉽지 않다. 특히 경북대 등 논술고사 있는 대학에 진학하려던 수험생들의 경우 합격이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고 대비에 소홀하기 쉽다. 그러나 경북대 경우만 보더라도입시기관들은 280점대까지 합격선을 낮춰 잡을 정도로 전체 수험생들의 점수 하락 폭이 크다. 즉, 280점대 수험생이라면 논술고사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능성적이 발표될 때까지 집중력을 갖고 논술.면접 준비를 하는 것이 진학 후 대학 생활을 위해서도 득이 된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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