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소속 142개국 가운데 한국이 유일하게 자유무역협정(FTA) 미가입국으로 남아 있다는 사실은 바로 우리 경제의 '국제적 고립'을 의미한다. 무역 13대 강국인 한국이 자유무역협정 하나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앞으로 감수해야 할 국가 경제적 손실은 물론 우리나라의 세계화 수준이 형편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이번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 우리나라가 동아시아 자유무역지대(EAFTA) 창설을 주도한다는 사실은 매우 고무적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경제.정치.안보 등 6개 협력분야를 제시할 예정인데 이 가운데서 자유무역지대 창설 제안이 유독 관심을 끄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히 '9.11테러' 이후 자국 보호주의와 지역 강화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통상마찰이 늘어나는데도 무역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가 이처럼 자유무역협정에 소극적이었다는 사실은 우리 무역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이미 미국으로부터 철강산업 수입규제 압력을 받고있고 앞으로 반도체와 자동차 부문으로 확대될 것이 불보듯 해 이같은 외교적인 행보는 한시가 시급한 상황이다. 그런데도 지난 98년말부터 칠레와 지금까지 6차례나 자유무역 협상을 했지만 농산품 문제로 인해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농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유무역협정은 WTO같은 다자간 협상이 아니라 자국의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되는 쌍무협정이 아닌가. 따라서 반발 세력을 잠재우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정치력과 외교력 없이는 협상이 어려울 것이다.
유럽연합과 북미자유무역지대 등 세계적 경제통합 추세에 비해 아시아권은 뒤처져 있다. 우리경제가 외톨이가 되면 수출이 344억 달러나 줄어드는 만큼 아시아 경제도 위축될 것이다. 이번 제안을 계기로 아시아권이 세계 3대 경제권역으로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가시적인 성과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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